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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동유럽 MD 계획 철회, 동아시아 MD 계획도 영향


미국 정부가 최근 폴란드와 체코에 미사일방어 (MD) 체제를 구축하려던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이란의 중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의 MD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요,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동아시아 지역의 MD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미국의 한 북한 전문가가 지적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 정부는 동유럽에서 MD 체제 구축 계획을 철회함에 따라 동아시아 지역에서 MD 체제 구축을 위한 동맹국들의 협조를 이끌어 내기가 어려워 질 수 있다고 브루스 벡톨 미 해병대 지휘참모대학 교수가 말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18일 ‘미국의 소리’ 방송 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의 경우를 한 가지 사례로 지적했습니다.

미국은 지금까지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세종대왕함’ 급의 이지스함에 장착되는 탄도탄 요격용 미사일 SM-3와 신형 패트리엇 미사일, Pac-3 요격 미사일 등의 구매를 강력하게 요청해 왔는데, 앞으로는 한국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벡톨 교수는 미국이 MD 체제 설치를 계획했던 동유럽에서 계획을 철회한 것은 미국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7일 이란의 미사일 능력에 대한 재평가를 이유로 폴란드와 체코에 MD 체제를 설치하기로 한 전임 조지 부시 행정부의 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이란 등 이른바 불량국가들의 공격에 대비해 폴란드에 요격미사일 10기를 배치하고, 체코에 레이더 기지를 설치하려는 계획을 수립했었습니다.

하지만 바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 같은 계획을 철회하고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보다 더 시급한 중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당장 유럽 해역에 미사일 요격 기능을 갖춘 이지스함을 배치하고, 2015년께 고성능 지상 미사일 방어 체제를 구축한다는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벡톨 교수는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위협은 반론의 여지가 없는 아주 명백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란은 지난 2005년 12월 북한으로부터 사정거리 4천 킬로미터의 무수단 또는 대포동 x로 불리는 미사일 18기를 사들였다는 것입니다. 이들 미사일은 지난 2006년 시험발사에서 3천 킬로미터를 성공적으로 비행했으며, 이란이 현재 폴란드와 체코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벡톨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은 오바마 행정부의 이번 결정을 합리적인 결정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참여과학자연합 (Union of Concerned Scientists/UCS)’의 미사일 전문가인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는 이번 결정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동유럽에 배치하려던 요격기는 시험을 거치지 않았고, 레이다 역시 성능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며, 입증되지 않은 체제를 단기간에 구축하는 계획을 밀고 나갈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브루킹스연구소의 군사전문가인 마이클 오핸런 박사도 미국이 대안으로 제시한 계획이 상당히 강력한 (robust)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핸런 박사는 폴란드와 체코에 구축하려던 MD체제 대신 제안된 방안은 기술적으로 그에 버금가는 효력이 있다고 생각되며, 새 방어 체제가 북대서양조약기구와 조화를 이루는 점도 합리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동유럽과 마찬가지로 동아시아 지역의 MD 체제 역시 앞으로는 이지스 체제를 중심으로 구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는 오바마 행정부는 앞으로 10~15년 간 미사일 요격 기능을 갖춘 이지스함을 배치하는 데 MD 체제 구축 노력의 상당 부분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지상요격 체제보다 해상 전투체계인 이지스 체제를 이용한 미사일 방어 계획이 강력하게 추진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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