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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 ‘배고픈 북한주민 외면하는 것은 역사적 죄’


한국의 대북 민간 지원단체인 `좋은벗들’의 이사장인 법륜 스님이 워싱턴을 방문해 북한에 대한 무조건적인 식량 지원을 주장했습니다. 법륜 스님은 북한에 지원되는 식량이 군량미로 전용되는 것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용인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1996년부터 북한주민 돕기에 앞장서 온 법륜 스님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무조건적인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의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일이 가장 우선’이라는 것입니다.

법륜 스님은 한국의 대북 지원단체 ‘좋은벗들’과 연구기관인 ‘평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남북 화해와 협력에 기여한 공로와 인도, 필리핀 등에서의 구호 활동으로 막사이사이상 등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법륜 스님은 지난 14일부터 일주일 간 워싱턴에서 미 국무부 당국자들과 의회 관계자 등을 만나 대북 지원 문제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또 비공개 한반도 전문가 포럼과 강연회 등도 개최했습니다.

지난 17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PNP 포럼’과 좋은벗들 미국지부가 공동 주최한 통일 강연에서 법륜 스님은 특히 대북 식량 지원의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배고파 굶어 죽는 북한주민들을 외면한다면 앞으로 역사적으로, 또 민족적으로 용서 받을 수 없는 일이며, 인류 양심을 지키는 차원에서 인도주의적 지원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법륜 스님은 오로지 먹을 거리를 위해 중국으로 팔려 시집 온 탈북 여성들의 가슴 아픈 실태도 함께 전했습니다. 중국 변방 지역의 가난한 농촌 가정에 시집 온 탈북 여성들이 묶여있거나 갇혀 생활하는 비참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사느냐. 조선(북한)에서 아무리 못 산다고 해도 이보다는 낫지 않느냐’ 이렇게 얘기했더니 하는 말이 ‘그래도 여기서는 세 끼 밥은 먹을 수 있잖아요’라고…”

법륜 스님은 북한에 지원한 식량이 군량미로 전용된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용인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절박한 식량 사정으로 국제사회의 지원 식량이 군대에 전해질 수밖에 없지만 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군인이 영양실조에 걸려서 집에 돌아가야 할 이런 판국에 식량 부족 현상이 있는데 어떻게 식량이 군대에 안 갈 수가 있느냐. 그 군인은 사람이 아닌가. (식량이) 갈 수밖에 없다. 군인도 사람이고 젊은이고, 배 고프면 먹어야 될 것 아닙니까. 군인이 먹으면 안 됩니까.”

미국 등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식량 지원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지원되는 식량이 이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주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철저한 배분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지난 해 한국어를 구사하는 감시 요원 배치와 관련한 미국 측 요구에 반발해 세계식량계획 (WFP)을 통한 미국 정부의 인도주의적 식량 지원을 거부했습니다.

법륜 스님은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을 담당하는 미국 정부의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 USAID 당국자들과의 면담 내용도 소개했습니다.

법륜 스님에 따르면 국제개발처 관계자들은 과거에는 북한에 지원되는 식량의 30% 정도만이 군량미로 전용되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최근에는 70% 정도로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법륜 스님은 북한에 지원되는 식량 전체 양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군에 지원되는 식량은 일정한데 외부의 지원이 줄어들어 수치가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법륜 스님은 또한 북한에 대해 조건을 달지 말고 이끌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개방하면, (이렇게 해주겠다)’고 하지 말고 개방하도록 하고, ‘비핵화 하면, (이렇게 해주겠다)’고 하지 말고 비핵화를 할 수밖에 없도록 우리가 어떻게 이끌어 낼 거냐, 이렇게 해서 통일로 한 발 한 발 나가야…”

법륜 스님은 워싱턴에 이어 미국 내 다른 지역들을 방문해 강연회와 법회 등을 연 뒤 오는 30일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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