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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150일 전투 장기적 효과 기대 어려워’


북한이 지난 4월 말 시작한 이른바 `150일 전투’가 내일 (17일) 끝납니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이번 전투에서 큰 성과가 있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볼 때 150일 전투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150일 전투에 착수한 것은 지난 4월 20일이었습니다. 지난 해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를 방문해 새로운 ‘혁명적 대고조’를 발의한 데 따른 것이었습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1978년의 ‘100일 전투’, 1988년의 ‘200일 전투’ 등에서처럼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대대적인 노력 동원 운동을 통해 시한부 생산량 증대 운동을 벌인 바 있습니다.

북한은 이번 150일 전투를 통해 ‘올해를 2012년 강성대국 건설역사의 특기할 해로 되게 하자’고 역설했습니다. 구체적인 목표로는 ‘인민경제 4대 선행’ 부분인 금속, 석탄, 전략, 철도를 중심으로 생산 단위 전 분야에서 대대적인 생산력 증대가 제시됐습니다. 아울러, 경제의 현대화와 기술 집약화도 강조됐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150일 전투가 17일로 마무리되는 가운데, 북한 언론들은 연일 그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조선중앙TV 보도입니다.

“대흥청년영웅광산 마그네샤 크링카 분공장에서 혁명적 대고조의 불길 속에 1백50일 전투 목표를 기한 전에 넘쳐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불굴의 정신력으로 1백50일 전투 목표를 달성한 이들은 그 기세를 늦추지 않고 생산에 계속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3일 조선중앙방송은 기계공업과 석탄공업 부문에서 1백50일 전투 생산 목표를 각각 15일과 10일씩 앞당겨 끝내는 등 알찬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일부 생산성 증대 등 1백50일 전투의 단기적인 효과는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현재 워싱턴에 있는 미국북한인권위원회에 방문연구원으로 있는 김광진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의 말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생산 증대 효과나 경제 회복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겁니다.”

기본적으로 경제발전을 위한 기술이나 자본이 없는 상태에서 주민들의 노력 동원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1백50일 전투는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김 연구위원은 지적했습니다.

워싱턴 소재 우드로 윌슨 센터의 북한 역사 전문가 제임스 퍼슨 연구원은 북한의 대표적인 노력 동원 운동인 천리마 운동을 예로 들었습니다.

1950년대 말에서 60년대 초까지 진행됐던 천리마 운동의 경우 단기적으로 상당한 성공을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산업 부문들 간의 불균형적 발전을 초래함으로써 궁극적으로 1980년대와 90년대의 경제적 피폐의 근본적인 원인이 됐다는 것입니다.

퍼슨 연구원은 인적 물적 자원 동원에 의존한 이번 1백50일 전투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경제의 회생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혁개방이 필요하지만, 체제 안정을 우선하는 북한 당국이 그 같은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소의 김병로 교수도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북한 학자들로부터 당북한 북한에 개혁 개방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2012년까지의 과정에서 개혁개방은 없다, 지금은 개혁개방을 할 단계가 아니고 과거에 북한이 영광을 영화를 누렸던 어떤 시기 사회주의에서의 최고조, 거기까지를 달성해 놔야만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 이거죠.”

이런 가운데, 북한이 150일 전투가 끝나는 대로 올 연말까지 100일 전투를 이어나갈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아직 이 같은 사실을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16일 한 토론회에서,

북한이 150일 전투 목표를 채 달성하지 못했거나 연장할 필요에서 100일 전투를 다시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우드로 윌슨 센터의 퍼슨 연구원은 구체적인 정보가 없어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150일 전투를 연장했다면 이는 일부 분야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음을 인정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150일 전투 결과 일부 특정 분야만 성장하는 불균형이 초래됐고, 결국 또다른 100일 전투를 시작하는 것은 그 같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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