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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 의료보험 개혁, 진실과 거짓 5題


미국 내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문) 지난 달 8월 10일부터 9월 7일까지 연방 의회가 휴회에 들어가면서, 그동안 미국을 뜨겁게 달궜던 의료보험 개혁 논쟁은 잠시 잠잠한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에 의회가 다시 열리면 이 문제를 둘러싸고 또 치열한 동방전이 시작될텐데요, 그동안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 휴회 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료보험 개혁안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바쁜 나날을 보냈죠?

(답) 그렇습니다. 특히나 최근 오바마 대통령은 주례연설을 통해서, 반대파들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국민들에게 유포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난했습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은 먼저 불법 이민자들에게 미국 정부가 의료보험을 제공할 것이라는 반대파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죠?

(문) 현재 연방 하원에서 대략 5가지 종류의 의료보험 법안이 나와 있다고 하는데, 이들 법안에 불법 체류자에 대한 조항이 포함돼 있나요?

(답) 네, 몇몇 법안에서는 분명하게 미국에 불법으로 체류하는 사람들에게 정부가 보험 혜택을 제공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응급처치나 전염병 치료가 필요한 불법 체류자 그리고 아이를 가진 불법 체류자에 대해서는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문) 그렇다면, 불법 체류자가 정부 보험을 받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군요? 그런가 하면 정부가 의료보험 시장 전체를 인수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는데요?

(답) 오바마 대통령, 정부가 의료보험 제도 전체를 인수한다는 말을 들으면 자신도 두렵다라는 말을 하고 있죠?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런 주장도 사실이 아닙니다.

(문) 오바마 정부는 정부가 운영하는 보험을 만들되, 이를 기존 민간 보험과 경쟁시킨다는 안을 내놓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사실 public option 이라고 불리는 정부 제공 보험은, 방금 진행자께서 말씀하셨듯이 민간 보험회사가 제공하는 의료보험과 시장에서 함께 경쟁을 벌이게 됩니다. 그러니까, 일반 국민들은 이 public option이 싫으면 민간 보험회사가 판매하는 의료보험 상품을 선택하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정부가 의료보험 시장을 독점하려 한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 이번에는 일부 사람들이 의료보험 제도가 개혁되면 의료보험으로 낙태 비용을 댈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는군요?

(답) 그렇습니다. 의료보험 개혁안을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정부가 제공하는 보험이 낙태도 보상 대상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반대파들은 이렇게 되면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보험으로 낙태를 방조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죠.

(문) 미국 의회는 지난 1973년 낙태 권리를 인정하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이후, 하이드 수정안이란 것을 만들어서 연방 정부의 돈이 낙태를 지원하는 데 쓰이는 것을 금지한 바 있는데요, 그렇다면 연방 정부에서 제공하는 의료보험이 낙태 비용을 보상해줄 경우, 이는 하이드 수정안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가요?

(답) 그렇긴 한데, 이 문제는 약간 복잡합니다. 앞의 두 문제와는 달리 보험이 낙태를 방조한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잘라 말할 수 없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지기로는 낙태 시술이 의료보험으로 보상될 수 있다거나, 아님 보상돼야 한다고 규정한 법안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반대로 낙태는 보험으로 보상될 수 없다고 규정한 법안도 없습니다. 이 조항은 사실 애매한 상태로 남겨져 있는 상황인데요, 반대파들은 의료보험 개혁법안에 보험이 낙태에 대한 비용을 보상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꼭 있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 의료보험 개혁과 관련해 잘못된 또다른 주장은 소위 죽음의 위원회란 것을 둘러싼 논쟁이죠?

‘death panel’, 즉 죽음의 위원회라는 것은 사라 패일린 전 알라스카 주지사가 처음으로 제기해서 논란이 된 용어죠?

(답) 네, 이 죽음의 위원회란 것이 뭐냐면요, 한마디로 정부에서 만든 조직이 국민들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 없는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특히나 나이가 많은 노인들이나,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심사해서, 이들에 대한 보험 혜택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린다는 그런 주장입니다.

(문) 다시말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치료를 받지 말고 죽음을 맞아라, 뭐 그런 뜻으로 들리는군요?

(답)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위원회의 이름을 죽음의 위원회로 부르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주장도, 사실무근입니다. 민주당 측은 의료보험 개혁이 어떻게 해서든 사람들을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지, 일부에서 주장하듯, 질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치료 혜택을 중지하려는 목적은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은 그간 미국에서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이 4천 6백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는데, 보수파들은 이 말에도 시비를 걸고 있더군요?

(답) 이 무보험자 수가 4천 6백만명이라는 것은 미국인구조사국 통계에 근거한 주장입니다. 보수파들은 사실 미국 내 무보험자가 약 8백만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의료보험 개혁을 밀어 붙이기 위해서 무보험자 수를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거죠.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들 4천 6백만명 중에서 불법 체류자를 제외한다 할지라도, 미국인들 중 최소 3천 6백만명은 무보험 상태에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보수파가 주장하는 8백만명은 너무 적게 잡은 수치라는 얘기죠.

어떤 정책이든 국민들에게 의사를 묻기 전에 이 정책과 관련된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해 주어야, 국민들이 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텐데요? 아무리 미국이라고 해도, 당파와 이해관계 때문에 정책과 관련된 사실들이 다르게 전해질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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