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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새 정부 대북정책 근본적 변화 기대 어려워’


일본에서는 지난 달 30일 실시된 총선거 결과 야당인 민주당으로 전후 첫 정권교체가 이뤄지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새 일본 정권에서 그동안 경색됐던 북한과 일본 관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 봤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일본의 민주당 새 정부가 현 자민당 정부와는 다른 대북 접근법을 모색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현재로서는 북-일 관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서부 스탠포드대학 아시아태평양센터 한국학연구소의 데이비드 스트로브 부소장은 차기 일본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대화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진전 여부는 궁극적으로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 국무부 한국과장을 역임한 스토로브 부소장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는 여전히 일본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이 문제를 일본이 만족할 만한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스트로브 부소장은 또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도 일본에게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지만 북한은 이와 관련해 변화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일본의 새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북한과 일본 관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스트로브 부소장은 말했습니다.

워싱턴 소재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도 일본의 차기 정권에서도 북-일 관계에 근본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스트로브 부소장의 견해에 동의를 표시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일본인들이 납치 문제를 가장 큰 우려사안 가운데 하나로 인식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일본 민주당이 대북정책을 변경하려고 해도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근본적인 대북정책 변화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다만 일본 새 정부가 납치 문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다소 누그러뜨리고 대신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더욱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그러나 현 시점에서 대북정책은 일본 새 정부의 시급한 현안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어느 나라든 새 정부는 유권자들을 만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서, 일본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에 요구한 것은 경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외교 문제는 이번 선거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현안이었다는 것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일본 민주당 새 정부에 적대적인 대북정책을 폐기하고 납치 문제를 강조하지 말도록 요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하지만 북한이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6자회담에 복귀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는 한편,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전임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새 일본 정부가 납치 문제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관계 개선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빅터 차 교수는 민주당 새 정부가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을 지지하는 보수층 유권자들을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와 동시에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 새 정부는 북한과 어떤 식으로든 접촉을 갖고, 지난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합의했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원칙을 재확인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이상적인 방식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빅터 차 교수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일본 총선 결과는 북한에도 대일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북한이 먼저 일본 새 정부와의 교류에 관심이 있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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