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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26일부터 금강산서 적십자회담


남북한이 내일(26일)부터 사흘 간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적십자회담을 개최합니다. 남북 적십자회담이 열리는 것은 지난 2007년 11월 이후 약 2년 만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이 2년여 만에 재개됩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오는 26일부터 사흘 간 금강산에서 적십자회담을 열자는 한국 측 제의를 수용한다고 통보해왔다고 25일 밝혔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입니다.

"오늘 아침 북측은 판문점 남북적십자 직통전화를 통해서 8월 26일~28일까지 금강산에서 적십자회담을 개최하자는 우리 측 제의에 동의해 왔습니다. 아울러 북측은 최성익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고 대표 2명이 나온다고 통보해 왔습니다."

천 대변인은 이어 "대표단 명단 교환과 출입경 계획 등 필요한 절차를 북측과 협의해 회담 개최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국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20일 추석을 전후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여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북측에 적십자회담을 열자고 제의했었습니다.

이번 회담에서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최근 방북해 북측과 합의한 '추석 맞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 문제가 주로 논의될 전망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 밖에 남북 간 다른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한다는 방침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와 더불어 현 정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거론할 예정이지만 북측에선 이산가족 문제로 한정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적십자회담이 성사되면서 당국 간 대화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도 정부 일각에선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적십자회담이 준당국 회담 성격인 만큼, 당국 간 대화가 시작되는 단초는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당장 당국 간 회담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남북관계를 봐가며 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당국 간 대화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대한적십사자는 김영철 사무총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회담 대표단을 구성했으며, 행사가 예정된 올 추석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실무 준비작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 대기자 수는 8만 7천 5백 여명으로, 대한적십사자는 컴퓨터 무작위 추첨으로 이산가족 상봉자를 선정할 방침입니다. 남북 적십자회담은 지난 2007년 11월을 마지막으로 2년 여 동안 열리지 못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 조문단의 서울방문을 계기로 잠시 복원됐다가 끊어졌던 남북 판문점 직통전화도 다시 개통됐습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아울러 북측은 같은 통지문에서 북측 판문점 적십자 연락대표들이 정상적인 사업에 착수하였다는 것을 통지해 왔습니다. 이로써 지난 8월 20일 적십자 전통문을 통해서도 통보를 했습니다마는 남북 적십자 간에 직통전화, 연락채널이 정상화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판문점 직통전화 채널은 지난 해 11월 한국 정부의 유엔 대북 인권결의안 참여를 이유로 북측이 단절시킨 이후, 지난 21일 북한 조문단 방문을 계기로 잠시 복원됐다가 조문단 복귀 이후 다시 끊겼습니다.

남북 당국 간 통지문 교환 등에 사용되는 판문점 적십자 채널이 9개월 여 만에 정상화됨에 따라 양측은 당국 간 대화 채널을 갖추게 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북한과 교신할 때 해사당국 간 통신채널이나 군 통신선 등의 우회로를 사용해 왔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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