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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중소 규모 재생가능 에너지 이용이 적합’


북한은 만성적인 에너지난 해소 방안의 하나로 '재생가능 에너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특히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관계자들이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와의 면담을 요청하면서, 뉴멕시코 주가 개발하는 재생가능 에너지 기술에 관심을 밝혔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재생가능 에너지는 수력과 태양열, 지열, 바람, 파도 등 자연 에너지와 생물체를 소재로 하는 '바이오매스 에너지', 액화 및 가스화 석탄 등 '합성 에너지', 수소 에너지 등을 지칭합니다.

재생가능 에너지는 무한대의 원천으로부터 생산돼 고갈되지 않는 특징을 가진데다,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와는 달리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청정에너지', 무공해 에너지'로도 불립니다.

북한은 1990년대 에너지난을 겪으면서 재생가능 에너지 개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에너지 문제를 연구하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노틸러스연구소'의 데이비드 폰 히펠 연구원의 말입니다.

석탄과 석유 같은 연료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대규모 중앙집중식 에너지 체계가 제 기능을 못하는 북한의 경우, 중소 규모의 재생가능 에너지 이용이 적합하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최근 중소형 수력발전에 치중하고 있다고, 히펠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수력 이외의 다른 재생가능 에너지에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노틸러스연구소가 지난 1997년부터 2003년까지 북한에서 진행한 풍력발전기 건설 사업과 미국의 인도주의 지원 단체인 '월드 비전'이 2003년 북한에 설치한 태양열 발전기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같은 발전 방식은 초기자본이 많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지만 이후 유지관리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시범적 사업을 제외하고는 다른 특별한 진척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히펠 연구원은 북한의 경우 풍력 발전이나 태양열 발전이 일부 제한된 지역에서만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엔의 북한대표부 관계자들이 뉴멕시코에서 개발 중인 재생가능 에너지 기술에 대해 관심을 보인 것은 그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뉴멕시코 주는 미국에서 청정 에너지 개발에 가장 관심이 큰 주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히, 클린턴 행정부에서 에너지부 장관을 지낸 리처드슨 주지사는 태양열이 풍부한 뉴멕시코를 '재생에너지 분야의 사우디아라비아'로 만들겠다는 포부 아래 발전소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히펠 연구원은 북한대표부 관계자들이 리처드슨 주지사와의 만남을 통해 뉴멕시코가 개발 중인 재생가능 에너지 기술을 북한에 적용하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만남에서 미래의 에너지 지원과 관련해 미-북 간 협력에 관한 논의가 있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일단 북 핵 6자회담이 다시 시작되면 궁극적으로 에너지 지원 문제가 중요 의제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그러면서, 히펠 연구원은 에너지 지원이 재개되면 북한은 미국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도움이 아주 많다고 말했습니다.

히펠 연구원은 그 중에서도 북한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는 에너지의 효율성을 높이는 문제라면서, 미국 정부가 이와 관련한 정보와 기술을 북한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국 정부는 다른 나라들과 협력해 북한의 전력망 구축 사업에 나설 수도 있으며, 발전소 재건과 에너지 시장 구축 등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히펠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히펠 연구원은 지금까지 경험으로 미뤄볼 때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북한을 지원할 용의를 갖고 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려면 북한이 먼저 6자회담에 복귀해 비핵화 약속의 이행에 진전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히펠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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