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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유씨 석방 6자회담 복귀 수순’


북한 정부가 한국인 근로자 유성진 씨를 다섯 달 만에 석방한 것은 6자회담 복귀를 위한 수순일 수도 있다고 미국의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유 씨 석방을 보는 미국 내 전문가들의 시각을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무사히 돌아와 기쁩니다.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주신 정부와 현대아산, 그리고 국민 여러분에게 대단히 감사 드립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현대아산 근로자 유성진 씨가 석방된 것을 ‘좋은 소식’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비록 다섯 달 가깝게 억류되기는 했지만 북한이 뒤늦게나마 유 씨를 풀어준 것은 북한 문제를 풀어가는 데 긍정적인 소식이라는 것입니다.

과거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입니다.

“퀴노네스 박사는 북한이 유 씨를 계속 억류해 봐야 전혀 득이 없다며, 그를 석방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유 씨 석방과 미국인 여기자 석방이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고 말합니다. 북한 당국이 불과 열흘 간격으로 미국인 여기자와 남한 근로자를 풀어준 것은 우연의 일치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인 여기자에 이어 유 씨를 석방한 의도를 크게 3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우선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피하고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유엔 안보리는 대북 제재 결의 1874호에 근거해 북한의 해상 수송과 금융 거래를 차단하는 등 평양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유 씨 석방을 통해 대북 제재 국면을 전환하려는 것 같다고 피터 벡 아메리칸대학 교수는 말했습니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고 유 씨를 석방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북한은 과거 금강산 관광을 통해 한 해 2천만 달러 상당의 외화 소득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지난 해 7월 금강산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피살되면서 금강산 관광은 전면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또 북한이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을 ‘역도’라고 비난하자 서울 당국은 쌀과 비료 등 대북 지원을 중단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염두에 두고 유 씨를 풀어준 것 같다고 워싱턴에 있는 ‘정책 연구소’의 존 페퍼 국장은 말했습니다.

북한이 보다 큰 대외정책 선회를 염두에 두고 여기자와 유 씨를 석방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퀴노네스 박사는 최근 평양의 행동은 6자회담 복귀를 위한 수순일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퀴노네스 박사에 따르면 북한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겁내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미 반세기 넘게 미국의 제재를 받아왔기 때문에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그리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여기자와 유 씨를 풀어준 것은 본격적인 대미, 대남 접근을 염두에 둔 사전포석이라는 겁니다.

“퀴노네스 박사는 김정일 위원장이 6자회담 복귀에 앞서 이달 말에 실시되는 일본의 중의원 선거와, 미국 오바마 행정부와 한국의 이명박 정부를 떠보기 위해 유 씨를 석방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정책을 선회하려는 배경에는 중국의 입김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퀴노네스 박사는 말했습니다. 중국은 북한의 동맹국이자 필요한 석유의 90%를 공급하는 최대 후원국입니다. 따라서 중국이 ‘6자회담 복귀’를 강하게 요구할 경우 평양으로서는 이를 무시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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