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오늘 (6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평양 방문 중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 근로자와 선원들의 석방을 언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억류자들이 조만간 석방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6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한 방문 중 북한에 억류 중인 현대아산 직원과 연안호 선원에 대한 석방을 촉구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문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입니다.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북한 측에 인도적 견지에서 개성 억류 우리 근로자와 연안호 선원이 석방되어야 한다는 점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 대변인은 하지만 이에 대한 북측 반응에 대해선 “전해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 측 직원과 선원의 송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내에선 이들의 조기 석방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현재 북한과의 당국간 채널이 막히면서 현대아산을 통해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대북 소식통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현대아산의 협상팀들이 지난 주부터 계속 개성에 들어가서 만나고 있고 다음 주 조건식 사장 등 현대아산 임원들도 개성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한국 측이 8.15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에 깜짝 제안을 하고 이에 앞서 현대아산 직원을 석방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일각에선 북한의 대남 전담기구인 통일전선부가 한때 위축됐던 활동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는 “통전부 인력이 최근 중국에서의 활동이 크게 늘었고, 대남관계 일에도 관여의 폭이 점차 넓어지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개성공단 뿐만 아니라 대남관계 이쪽 부분은 사실 군부가 거의 컨트롤했던 부분이었는데 통전부가 나름대로 관여를 시작하면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던 부분이었구요.”
조 박사는 이와 함께 대남 총책인 김양건 통전부장이 클린턴-김정일 회동에 배석한 사실과 통전부가 사실상 관할하고 있는 북한 아태평화위원회의 이종혁 부위원장이 지난 4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때 현 회장을 만난 일 등도 통전부의 역할 강화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양건 통전부장은 지난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의 주역으로 같은 해 11월 서울에도 왔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지난 해 한국에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최승철 통전부 부부장 등 기존 대남라인이 대거 숙청되면서 통전부의 위상이 약화된 게 아니냐는 관측들이 나왔었습니다.
반면 김양건 통전부장의 배석 등을 놓고 나오는 이런 분석이 지나친 추측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입니다.
“과잉해석이라고 봅니다. 지금 현재 남북관계 특히 유 씨 문제에 대해서 논의가 될 것이라는 건 북-미 간 접촉에서 하나의 합의된 사항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연장선상에서 배석했다 이렇게 봐야 합니다”
한국 정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 정부 관계자는 현대아산과 북측과의 접촉에서 아직까지 어떤 진전된 내용을 전해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