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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공연 관람 미국인 크게 줄어’


북한에서는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대규모 집단체조인 아리랑 공연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관광객들이 공연 관람을 위해 다음 주 초 평양으로 출발할 예정입니다. 이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2일, 아리랑 공연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이 한창인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조선중앙TV는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공연 성공을 자신하면서, 어린 학생들의 연습 장면을 전했습니다.

문홍욱: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 준비는 지금 마감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삼복의 무더위도 아랑곳 하지 않고 높은 열정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사망한 김일성 주석의 90회 생일을 기념해 지난 2002년 4월 시작된 아리랑 공연은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집단체조와 카드섹션, 음악, 무용 등을 결합해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이 공연은 매년 수만 명의 해외 관광객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은 평소 미국인들의 북한 입국을 크게 제한하고 있지만, 아리랑 공연 시기에는 중국과 미국 등지의 여행사를 통해 미국인 관광객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미국인 기자 억류 사건 등으로 상당히 나빠져 있습니다. 하지만 아리랑 공연 관람을 위해 평양으로 향하는 소수 미국인들의 발걸음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 중서부 일리노이 주에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북한 전문 관광회사인 아시아태평양여행사의 월터 키츠 대표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오는 8일 미국을 출발하는 북한 여행에 자신을 포함해 9명의 미국인이 참가한다고 말했습니다.

키츠 대표는 5일 베이징으로 출발해 현지 상황을 사전 점검할 예정이며, 관광객들과 함께 베이징에서 11일 평양으로 입국합니다.

키츠 대표에 따르면, 이번 달 아시아태평양 여행사의 북한 여행은 두 차례 예정돼 있으며, 참가자는 총 14명에 불과합니다. 다음 달 여행 신청자도 많지 않아, 80명이 다녀갔던 지난 해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키츠 대표는 전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북한 뿐아니라 전세계 모든 관광지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따른 한반도의 긴장 사태로 여행 신청을 포기한 사람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북한을 가려는 사람들은 정치 상황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1인당 3천 달러 가량 드는 북한관광은 경제가 침체에 빠진 요즘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기 힘든 여행 상품입니다. 가령, 아시아태평양 여행사의 북한여행 상품은, 2인 1실 숙박을 기준으로 1인 당 2천8백 달러를 조금 넘습니다. 경비에는 베이징에서 평양 간 왕복항공권, 숙식비와 공연 관람표 등 닷새 동안 북한 관광에 드는 비용 전체, 그리고 이틀 간 중국 관광에 드는 비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베이징까지의 항공권은 별도이기 때문에, 결국 1인당 약 4천 달러를 들여야 북한을 다녀올 수 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여행사의 키츠 대표는 북측이 여행 경비를 좀 낮췄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측이 다른 국적의 관광객들에 비해 미국인들에게 좀 더 높은 비용을 책정하고 있고, 또 여행객 수가 10명 이하로 소규모일 때는 경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는 특히 북한에서 아리랑 공연 관람료를 예년의 50-300 달러에서 100-400 달러로 인상해, 인상분이 경비에 반영됐습니다.

비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여행 기간을 줄이고 경비를 낮춘 북한관광 상품을 선보이는 여행사도 있습니다. 미국 알라배마 주에 있는 뉴코리아투어스는 회사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베이징에서 출발하는 사흘짜리 북한관광 상품을 1인당 1천1백99달러에 판매한다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뉴코리아투어스에 여행객 모집 상황을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해외주재 공관과 상사원, 웹사이트 등을 통해 아리랑 공연 관람객 모집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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