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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취재한 중국 TV, ‘진정한 민심파악에는 한계’


북한의 전통 우방국인 중국의 한 텔레비전 방송 (상하이 다큐멘터리 전문 TV)가 지난 5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외국 매체로는 처음으로 북한에서 각 지역을 취재한 연재물을 방영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 최근 북한을 둘러싼 갖가지 설이 난무해 북한의 실상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데요, 중국의 한 TV가 외국 매체로는 처음으로 북한 각지를 촬영해 방영하고 있다구요?

답) 네. 중국의 (상하이 현지 미디어회사인) 상하이미디어그룹(SMG)이 운영하는 상하이방송의 다큐멘터리채널의 '옌지에(眼界, Insight)' 프로그램 제작진 3명은 북한의 핵 실험 직후인 지난 5월 30일 외국 매체로는 처음으로 북한 국가방송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평양에 도착해 12일 동안 북한 전역의 곳곳을 카메라에 담았는데요, 북한 현지 촬영을 바탕으로 사흘 전인 지난 20일부터 '직격(直击) 조선'이라는 제목의 5부작 특집 프로그램 연재물을 매일 저녁 8시 1부씩 나눠 방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상하이 TV 제작진은 5월 29일 북한으로부터 최종 방문허가를 받았는데요, 상하이 현지 여행사가 북한 당국의 허가를 받아 지난 5월 27일부터 30일까지 처음으로 상하이 민간인의 북한 관광을 실시한 기간과 일부 겹치는 데요, 북한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둘러싸고 북한과 중국간 관계가 냉랭해진 상황에서 최근 몇 년 이래 처음으로 중국내 TV가 북한 당국의 허가를 받아 북한 현지를 촬영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상하이 TV 제작진은 설명했습니다.

) 이 방송이 북한의 어느 곳을 방문 취재했는지 궁금한데요

답) 중국 상하이 TV의 제작진 3명은 지난 5월 30일 북한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에 도착한 뒤 북한 취재에 나섰는데요, 평양 시내를 비롯해, 판문점, 개성, 일반 가정집, 평양 근교에 있는 '326 전선공장',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교인 평양1중학교, 청산농장 등을 두루 방문해 촬영했습니다.

특히 상하이 TV 제작진은 북한의 '공농(工农)적위대'도 방문했는데요, 군사적을 민감한 지역인 공농적위대 포병연대가 외국 매체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상하이 TV 제작진이 방문한 북한 일반 가정집은 북한 당국이 지정한 가정집이었고,다른 방문지들도 역시 모두 북한 당국이 지정 허가한 곳이었습니다.

) 방영하고 있는 북한 내용은 무엇이고, 또 어떻게 소개하고 있나요?

답) 상하이 다큐멘터리 TV채널은 북한 촬영내용을 중심으로 지난 20일부터 하루 한 차례씩 각각 '3.8선 여행', '격정 아리랑', '수령의 품', '150일 대전투', '신비한 태양' 등의 소제목을 달고, 북한 경제, 문화, 군사 현황 등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판문점을 비롯해, 북한의 대형 집단 체조 공연인 '아리랑' 준비 모습, 김일성 주석에 대한 북한 주민의 반응, 평양 시내, 그리고 이른바 최근 북한이 벌이고 있는 '150일 전투' 등 근황을 전하고 있습니다. 상하이 다큐멘터리 TV의 방영 내용은 방문지의 현황과 역사적 배경, 그리고 북한 현지인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전통 우방국인 북한과 중국간의 특수한 관계 때문인지, 상하이 다큐멘터리 TV가 방영하는 내용은 북한 체제나 지도부를 비판하는 내용은 없습니다.

다만 상하이 다큐멘터리 TV 제작진은 따로 밝힌 방북 후기에서, '326 전선공장'을 방문했을 때, 김일성 주석이 앉았던 의자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졌다는 선반, 그리고 올해 김정일 위원장이 이 공장을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 등이 전시된 것을 봤는데, 공장내 시끄러운 기계 소리가 아니었다면 미술관으로 착각할 뻔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또한 방북 이틀째인 6월 1일 '6.1 아동절'평양 대성산에서 수 천 명에 달하는 5-6세 아이들이 모두 똑같은 동작을 취하고 웃음을 짓는 걸 보고 놀랐었다고 상하이 TV 제작진은 회고했습니다.

) 중국 TV 제작진과 인터뷰한 북한주민들은 어떤 말들을 했나요?

답) 상하이 다큐멘터리 TV 제작진이 김일성 주석이 부지를 정해줬다는 326 전선공장을 방문했을 때, 월급을 묻는 질문에 공장의 북한 직원들은 모두 대답하지 않았고 대신 공장장이 나서 직원들을 고무시키는 것은 물질이 아니라 정신사상적 측면이라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입사 1년 차인 한 북한 여공은 선배들의 영웅적인 모습을 떠올리며 열정을 기울이자 순식간에 기술력이 향상됐다며 '150일 전투'에서 임무를 250% 초과 달성했다고 자랑하기도 했는데요, 상하이 TV 제작진은 이 북한 여공에게서 오래되지 않았던 시절 중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작 150일 전투와 강성대국이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질문에 북한 주민들은 한결같이 모호한 답변만 늘어놨고, 평양외국어대학에서 중문을 전공한 30대 북한 통역(김광훈)은 결국 구호일 뿐이라고 대답했다고 상하이 TV 제작진은 전했습니다.

)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반응은 있었나요?

답) 상하이 TV 제작진들은 북한 취재 기간 북한인들이 꺼리는 민감한 현안에 대해 계속 질문을 던졌지만 같은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고 전했는데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해 묻자 북한인 통역들은 스스로를 지키고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기 위해 도리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이후 국제사회가 이행할 경제 제재를 받을 경우 두렵지 않겠느냐는 상하이 TV 제작진의 질문에 대해, 북한 통역은 우리는 뭐든 있고, 원래부터 스스로 양식을 심어 먹고 있기 때문에 뭐든 두려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고 상하이 TV 제작진은 소개했습니다.

곧이어 상하이 TV제작진이 단순히 밥만 먹는 문제가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얻어 부유한 생활을 하고 싶지는 않느냐고 재차 묻자, 북한 통역(김광훈)은 이렇게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세상에 부러울 만한 게 뭐가 더 있겠느냐고 답했습니다.

) 북한 당국은 자국을 취재하는 외국 매체들을 안내하면서도 주민과의 인터뷰나 특정지역에 대한 촬영을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번 중국 상하이 TV가 북한을 촬영할 때도 북한 당국이 취재를 제한하진 않았나요?

답) 상하이 다큐멘터리 TV 제작진은 이번 북한 취재 과정에서 북한 당국의 지나친 촬영 통제와 반복되는 말들로 진정한 민심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넘기 힘든 벽이 존재하고 있음을 실감했다고 방북 취재 소감을 따로 밝혔습니다.

상하이 TV 제작진은, 평양에 도착한 5월 30일부터 북한의 엄격한 통제의 벽에 부딪혔다고 밝혔는데요, 평양에 있는 중조우의탑으로 가는 길에 북한 인부들이 도로를 수리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들이댔지만, 곧바로 북한 국가방송위원회 소속 수행원인 김봉숙은 촬영내용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상하이 TV 제작진은 땀 흘리는 노동자들의 모습은 건강한 것 아니냐고 북한 안내원에 말했지만, 북한 안내원(김봉숙)은 우리 인민은 깨끗하지 않은 것을 외국인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방송 제작진은 결국 촬영내용을 지웠다고 당시 상황을 털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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