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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관계: ‘순망치한’에서 ‘애물단지’로 변해


오늘 11일은 북한과 중국이 ‘조-중 우호 협조 및 상호원조 조약’을 체결한지 꼭 48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현재 중국과 북한 관계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상당히 긴장돼 있는데요. 이에 대한 자세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 11일은 중국과 북한이 ‘조-중 상호원조조약’을 체결한지 48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과거 두 나라는 ‘순망치한’의 관계였습니다. 순망치한은 ‘이가 없으면 입술이 시리다’는 뜻으로 냉전 시절 평양과 베이징 관계를 잘 보여주는 용어였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냉전이 끝나자 북한과 중국 관계는 하나 둘씩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은 그때까지 북한에 ‘우호가격’이라는 명목하에 싼 값에 석유를 공급했습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중국은 중국은 석유 가격 인상과 현금 결제를 요구했습니다. 그 결과 중국의 대북 석유 공급은 50%이상 줄어들었고 베이징과 평양 관계는 냉각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지난 1992년 중국이 남한과 외교 관계를 맺자 북-중 관계는 더욱 악화됐습니다.

2006년 북한의 핵실험은 북-중 관계를 최악의 관계로 만들었습니다. 당시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을 비난하며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회복됐던 북-중 관계는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다시 최악의 상태가 됐습니다.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고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러자 북한도 중국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서 미국을 추종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북한의 여자 아나운서는 ‘그런 나라들이 정작 위성이 발사된 후에는 유엔에서 규탄하는 책동을 벌였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자주 만나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 이행 문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미국의 대북 제재를 전담하는 필립 골드버그 국무부 조정관이 중국을 방문한데 이어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8일 사흘 일정으로 베이징을 방문해 대북 제재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미국이 중국과 자주 접촉하는 이유는 중국이 평양에 대해 커다란 지렛대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중국은 북한의 최대 후원국이자 동맹국입니다. 또 중국은 북한의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석유의 90%, 소비재의 80% 그리고 식량을 공급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중국이 그리 쉽사리 북한에 지렛대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을 과도하게 압박할 경우 북-중 관계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 이는 북한의 체제 불안정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가급적 중립적인 입장에서 조용히 움직이려 할 것이라고 한국 세종연구소의 이태환 연구위원은 말했습니다.

“지나치게 경색된 국면으로 가서 원하지 않는 결과를 오는 것보다는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조용조용히 잘 진행하자는 것이 중국 입장인 것 같구요”

냉전시절 중국에게 북한은 미국과 일본 그리고 남한을 견제하는 든든한 전초기지였습니다. 그러나 냉전이 끝난 지금 북한은 중국의 ‘애물단지’가 돼버린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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