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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첫 한국전쟁 박물관 개관


미국 최초의 한국전쟁 박물관이 최근 일리노이 주 스프링필드에 문을 열었습니다. 이 박물관에는 한국전쟁과 관련한 방대한 자료와 극장, 한국전쟁을 가상체험할 수 있는 컴퓨터 장비, 한국전쟁 참전용사와 가족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기록할 수 있는 시설 등이 갖춰져 있습니다. 이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후세대에 한국전쟁을 알리기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몇몇 한국전쟁 참전 미군용사들의 결심이 12년 만에 ‘한국전쟁 박물관’으로 결실을 보게 됐습니다.

50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지난 주 일리노이 주 스프링필드에 건립된 ‘한국전쟁 박물관 데니스 힐리 프리덤 센터’(The Denis Healy Freedom Center of the Korean War National Museum)가 바로 그 것입니다.

박물관의 이름은 한국전쟁 참전용사이자, 건설 사업에 가장 많은 기부를 한 사업가 데니스 힐리 씨의 이름을 땄습니다. 미국에는 한국전쟁과 관련해 소수의 기념관과 조형물이 있지만, 한국전쟁 전용 박물관이 생긴 것은 처음입니다.

박물관 사무국장으로 설립 책임을 맡은 래리 새소로시 (Larry Sassorossi) 씨는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지난 달 26일 개관식에 섭씨 38도의 무더위에도 수 백 명의 참전용사와 일반인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고 말했습니다.

박물관은 방대한 한국전쟁 문서와 3차원 전시물, 프리덤 홀 극장, 교육용 컴퓨터 게임, 참전용사와 가족들이 경험을 기록할 수 있는 시설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박물관은 특히 사진 등 자료들을 단순히 보기만 하는 전통 방식에서 벗어나 관객들과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꾸몄다고 새소로시 국장은 말했습니다. 관객들이 화면을 통해 전투가 벌어졌던 여러 지역에 관한 자료화면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컴퓨터를 이용해 한국전쟁을 가상체험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어린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즐길 수 있는 컴퓨터 게임도 설치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전쟁 당시 부상병 수송에 이용됐던 헬리콥터나 전투기를 직접 조종하고, 한국의 언덕을 오르는 지프차를 운전할 수 있습니다. 관람객들은 또 한국전쟁 당시 사용된 지프차 모형에 직접 앉아보거나, 병사들이 지고 다녔던 20킬로그램짜리 배낭을 직접 메볼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 개관한 박물관은 앞으로 더욱 큰 규모로 확장될 예정으로, 내년 6월 시작되는 공사가 끝나면 전체 박물관 규모는 1천4백여평 (4천6백45평방미터) 에 달하게 됩니다.

새소로시 국장은 지난 달 말 개관한 ‘데니스 힐리 프리덤 센터’는 임시장소에 세워진 1단계 박물관이며, 정식 박물관 건설을 알리는 일종의 축포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처음인 이 한국전쟁 박물관을 건립하려는 계획은 지난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한국전쟁 참전 미군과 그 친구들 몇몇이 미국에 한국전쟁 박물관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다음 세대에 한국전쟁의 역사적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이들은 참전용사들로부터 전쟁과 관련한 각종 물품과 구두 자료들을 수집한 뒤 2004년부터 본격적인 박물관 건설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새소로시 국장은 미국 전역을 돌며 모금활동을 시작했고, 그 결과 일리노이 주 란툴의 공군 기지 자리에 소규모 임시 박물관을 세울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미국 안팎에서 방대한 한국전쟁 관련 자료가 모이면서 보다 큰 규모의 시설이 필요했습니다.

새소로시 국장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한국전쟁 문서와 관련 물품들은 120만 달러의 보험에 가입돼 있을 만큼 귀중하고 방대한 것들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전쟁 박물관 전체 건물은 오는 2012년 중반께 완공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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