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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민간단체들 대북 지원 계속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민간 부문에서의 대북 지원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유럽의 민간단체들은 농업과 의료, 위생 부문 등에서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활동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유럽연합위원회의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금은 지난 2002년 이후 배정되지 않았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에 사무소를 두고 활동 중인 유럽의 민간단체들은 최근의 복잡한 정치 상황 속에서도 북한에 대한 지원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유럽연합위원회의 지원으로 올해부터 총 3천5백만 유로(미화 4천5백만 달러) 규모의 북한 내 식량안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독일에 본부를 둔 ‘저먼 애그로 액션’(German Agro Action) 평양사무소의 카린 잔츠 소장은 북한 어린이의 37%가 굶주리고 있다며, 정치 상황과 관계 없이 장기적인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저먼 애그로 액션’은 특히 북한의 농업 자생력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잔츠 소장은 최근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북한은 정권 강화를 목적으로 두 차례의 핵실험을 단행했으나 실상 북한주민들은 매우 어려운 식량난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잔츠 소장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도 도움이 되지 않지만 국제사회의 제재 역시 소기의 성과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오히려 주민들의 어려움만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잔츠 소장은 이어 정치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대북 사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며 북한주민들이 스스로를 도울 수 있을 정도의 자생력을 갖추도록 새로운 사업 이행을 북돋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저먼 애그로 액션’은 북한의 유치원과 학교 등에 채소를 기를 수 있는 온실 6백 채를 지었으며, 평안남도 운산 등에서 개량 옥수수 종자를 활용해 매년 30만 t의 옥수수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산지에 경작지를 일군 농부들의 교육과 관리 작업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며, 특히 내년부터 북한사무소에서 일할 신규 요원도 채용 중입니다.

프랑스에 본부를 둔 ‘프리미어 어전스’(Premiere Urgence) 역시 최근의 정치 상황과 관계 없이 계획된 대북 지원 사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의 북한 사업 담당자인 데이비드 제르맹 루빈 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의 정치 상황은 대북 지원 활동에 영향이 없으며, 북한을 둘러싼 긴장 상태는 계속되고 있지만 이미 계획된 사업이 있고 지원된 자금이 있어 사업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프리미어 어전스’는 중국에서 4백 마리의 토끼를 사들여 이르면 오는 9월 평안북도와 황해북도 내 7개 농장에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 단체는 가장 번식력이 뛰어난 토끼를 골라내기 위해 현재 중국에서 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북한 내 7개 농장에서는 지속적으로 토끼 사료를 조달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 지원을 펼치고 있습니다.

루빈 씨는 2년 내에 토끼 4백 마리를 2만 마리 수준으로 늘려 북한주민들의 식량난 해소에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프리미어 어전스’는 이밖에 농업과 의료 지원 사업에 연간 1백49만 유로(미화 2백8만 달러) 규모의 예산을 투입 중이며, 올해 유럽연합위원회로부터 식량안보 사업을 위해 9백만 유로를 지원 받았습니다.

프랑스에 본부를 둔 ‘트라이앵글’(Triangle) 역시 농업 지원 외에 8천 유로 규모의 식수 개선 사업, 30만 유로 규모의 식량 지원 사업을 별도로 벌이고 있습니다. 평안남도의 금성간석지 개발 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또 아일랜드의 ‘컨선 월드와이드(Concern Worldwide)는 식량 생산 증대 사업 외에 2백70만 그루의 나무 심기를 지원해 수해 예방 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 관계자는 현재까지 정치 상황과 관계 없이 지속적으로 계획된 활동을 펼쳐왔으며,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벨기에에 본부를 둔 ‘핸디캡 인터내셔널’(Handicap International)과 영국에 본부를 둔 ‘세이브 더 칠드런’(Save the Children) 측은 더 이상 개별 단체 사업을 하지 않고 유럽연합위원회의 지원으로 대북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식량안보 사업을 위해 이들 유럽의 민간단체들에 지원된 예산은 유럽연합위원회가 당초 지난 2002년 배정했던 것으로, 이후 추가 예산 배정은 전무했습니다. 유럽연합위원회 관계자는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 추가 예산 배정 여부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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