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 반대한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대북 제재에 유보적 입장을 가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중국이 고위급 인사의 북한 방문 계획을 취소하는 등 북-중 관계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베이징 현지의 온기홍 기자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중국이 대북제재에 유보적 입장을 가진게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중국의 속내가 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답) 어제 중국 등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한국, 일본이 참여한 회의에서 대북 결의안 마련이 또 다시 무산된 것과 관련, 북한 금융계좌 동결과 북한을 오가는 선박에 대한 검색 강화 등 기존 대북 제재 결의안 1718호를 강화 시키는 조치들에 대해 중국이 실제 이행의 어려움과 함께 신중한 대북 접근 등을 내세워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실제 중국의 양제츠 외교부장은 오늘 나카소네 히로후미 일본 외상과의 전화 통화에서, 유엔 안보리 차원의 새 대북 제재 결의안이나 제재들만으로는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의 제재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양제츠 외교부장은 그러면서 중국은 북한에 압력을 더하는 동시에 북한을 6자회담과 같은 협상 테이블로 이끌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적절한 대응과 균형 있는 결의안 채택을 지지한다고 덧붙여, 중국이 강력한 대북 제재 일변도의 입장을 취하지는 않을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또한 중국 외교부의 친강 대변인은 오늘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유엔의 조치가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하며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을 밝히는 한편, 북한이 최근 제2차 핵실험을 실시하고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현재 상황에서 각 당사국들이 냉정하고 절제된 태도로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함으로써 한반도 정세가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해, 북한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뉘앙스를 내비쳤습니다.
문)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중국이 이달초로 계획된 고위급 인사의 북한 방문을 취소하는 등 북-중 관계에 이상기류가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지요.
답) 중국 정부는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에도 일단 북-중 관계에는 이상이 없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중국 외교부의 친강 대변인은 오늘 오후 브리핑에서, 중국과 북한이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중국과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관계라고 강조하면서 두 나라 간 관계 발전은 평화공존 5개 원칙을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중국 국무원 산하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변경연구소 뤼챠오 소장은 어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자매지인 국제선구도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실험 이후 북-중 국경에 긴급 상황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당초 어제 1일부터 모레 4일까지 예정됐던 쳔즈리 전국인민대표대회의 부위원장의 북한 방문 계획이 국내 일정의 이유 때문에 연기됐다고 친강 대변인은 오늘 공식 밝혔습니다. 외교부 대변인은 쳔즈리 부위원장의 북한 방문 무산의 이유로 국내 일정을 들면서 방북 취소 대신 연기란 표현을 사용해 일단 수위를 낮췄지만,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 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 들여지고 있는데요, 이는 그만큼 북한의 2차 핵실험 실시 등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불만과 반대의 정도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 아무래도 가장 큰 관심사는 이번 사태로 중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식량과 에너지 지원을 중단할지 여부일 텐데요, 현지에서는 어떤 전망이 나오고 있나요?
답) 북한이 2차 핵실험을 실시한 이후 중국이 북한에 대한 석유와 식량 등의 지원을 중단했는지 여부에 대해 중국 정부와 언론들은 확인을 하지 않고 있는데요, 중국 내 언론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중국이 북한에 대해 석유와 식량 지원을 중단하는 것과 같은 극도의 제재는 취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중국 인터넷 언론사이트에 소개된 대만 연합보의 분석 등을 종합해 보면, 중국의 북한에 대한 강경한 조치는 실제로 북한에 완전히 안면을 바꾸는 정책 변화의 시작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중국은 북한이 핵개발에 더 나아가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고 국제사회의 비난과 분노에 참여하는 전략상의 필요에서 이전과 달리 북한에 강경하고 냉랭한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이 같은 중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는 어디까지나 부분적인 잠정조치일 뿐이지 중국이 전면적인 대북 제재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또한 중국 공산당 정부는 자국의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정권의 파멸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 주고 있고, 아울러 중국은 북한이 한-미연합군에 대한 군사적 열세를 만회하고 후계자를 세우기 위한 국내정치적 목적에서 핵실험 등 강수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면서, 북한이 안보 우려가 해소되면 핵개발을 그만두고 협상의 길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는 것도 중국이 북한에 대해 극단적인 제재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습니다.
문) 북한의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의 2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서도 중국 관광객들의 북한 여행은 이어지고 있어서, 올해 북-중 우호의 해를 맞아 북·중 두 나라가 합의한 관광 확대 조치가 유지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중국 상하이에서 발행되는 신문신보는 오늘 보도에서, 지난 달 27일 상하이를 출발해 북한으로 들어갔던 중국인 24명이 지난 달 30일 상하이 푸동 국제공항으로 무사히 돌아왔고, 중국 관광객들은 이번 북한 여행에 매우 만족해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상하이와 북한은 지난 달 처음으로 민간인 주도의 관광을 시작했고, 북한 관광을 기획한 상하이 현지 금려여행사는 향후 중국 관광객 모집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매달 두 차례 북한 관광을 지속한다는 계획입니다. 중국 관광객들은 북한을 방문해 소년선봉대의 공연이 열린 소년궁과 판문점, 군사분계선, 평양지하철, 천리마 동상 등을 둘러 봤습니다.
문) 북한이 최대 우방이자 동맹국인 중국의 반대에도 핵실험을 강행하고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이유에 대해, 중국에서는 어떤 분석이 나오고 있나요?
답) 중국 언론사이트인 남방보 사이트는 분석가 지우를 인용해, 북한이 중국을 몇 가지 측면에서 겁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고 설명했는데요, 먼저 북한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만약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경우에는 중국 역시 영향권 안에 들어갈 것이라는 점을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둘째 이유로 중국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분쟁에 대해 무력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줄곧 강조하면서 유엔의 각종 제재 조치에 반대해 왔다는 점에서 북한은 안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셋째 한반도의 정세가 불안해지면 탈북자들이 대규모로 중국에 유입돼 중국의 정세 역시 불안해질 것이기 때문에 중국은 계속 석유, 식량, 생활용품 등을 북한에 지원할 수밖에 없을 점도 북한이 중국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로 꼽았습니다.
끝으로 북한은 중국이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중국이 융통성을 발휘할 여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중국 언론은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