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6월1일은 전세계가 기념하는 '세계 어린이의 날'(International Childeren's Day') 입니다. 북한도 '아동절'로 이 날을 기념하고 있는데요, 한 국제 인권단체가 세계 어린이의 날을 맞아 중국에서 태어난 북한 어린이들의 교육의 기회를 보장해 달라는 서한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 거주하는 북한주민들의 수가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제 인권단체가 중국 내 북한 어린이에 대한 정당한 법적 처우를 요구했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1일 세계 어린이의 날을 맞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 내 북한 어린이와 중국인 아버지와 북한인 어머니 사이에 중국에서 태어난 어린이들이 초등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적 정체성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중국 국내법에 따르면 부모 중 한 명이 중국 시민인 경우 중국에서 태어난 어린이는 중국 국적을 부여 받으며, 성별과 국적, 인종에 관계 없이 중국 내 모든 어린이는 9년 간의 의무교육을 받게 돼 있다며, 따라서 북한 어린이와 어머니가 북한인인 혼혈아동들도 중국에서 학교를 다닐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레인 피어슨 휴먼 라이츠 워치 아시아 담당 부소장은 길림성 연변에서 살고 있는 상당수 북한 어린이들은 법적 정체성이 없이 살아가고 있으며, 초등교육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북동부 지역의 교사들은 북한 어린이들과 어머니가 북한주민인 어린이들이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피어슨 부소장은 북한인 어머니를 둔 어린이의 경우, 어머니와 자녀 모두가 법적으로 등록돼 있지 않기 때문에 더욱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습니다. 아버지가 중국인이기 때문에 당연히 중국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지만 어머니의 법적 신분 때문에 교육의 기회를 박탈 당한다는 것입니다.
연변 지역의 학교들은 입학을 위해 가구 등록서류를 요구하는데 탈북한 어린이들의 경우 이 등록서류가 없으며, 중국인 아버지, 북한인 어머니를 둔 가정의 경우 가구 등록을 하면 탈북한 어머니의 정체가 드러나 체포돼 강제북송되기 때문에 가구 등록을 못해 역시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연변 일부 지방 당국은 중국인 아버지가 자녀를 가구 등록하려는 경우 북한인 어머니가 강제북송됐다는 증빙서류를 요구하고 있다고, 휴먼 라이츠 워치는 전했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이처럼 부모가 가족을 해체하거나 자녀를 교육 받게 하려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은 어린이 권리조약에 위배되는 것이며, 중국 당국은 부모의 의지와 상관 없이 자녀와 떨어져 살아야 하는 것을 막을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중국 내 북한인들은 강제북송 되지 않고, 난민으로 보호받아야 한다며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UNHCR은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북한 주민들에 대해 접근할 수 없고, 사무실에 일정 수 이상의 북한 난민들을 보호하거나 수용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피어슨 부소장은 중국은 국제난민협약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며, 북한 어린이를 비롯한 탈북자들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해 교육 등의 평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