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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P, ‘북한 식량상황 지속적 악화’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이목이 북한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식량계획, WFP는 북한의 식량난이 악화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을 거듭 호소했습니다. 현재 평양 등에서는 배급이 완전 중단되고, 쌀 값이 kg 당 최고 2천8백 원을 기록하는 등 식량난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세계식량계획, WFP는 북한의 식량 상황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내며 국제사회의 추가 지원을 거듭 호소했습니다.

WFP 쉴라 시술루 기근해결본부 부소장과 헨크 잔 브릭만 경제정책 자문위원, 베티나 루셔 대변인은 28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국제사회의 지원 부족으로 북한 내 사업 규모를 축소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베티나 루셔 대변인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28일의 기자회견은 최근의 경제 위기와 식량난에 대한 것이었지만 북한의 식량 상황에 대한 질문이 여럿 제기됐다고 밝혔습니다.

루셔 대변인은 춘궁기에 접어들면서 북한주민들의 식량난이 악화돼 식량 섭취량을 줄이고 야생식물을 먹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지난 해 10월 이후 대북 지원이 현저히 줄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거듭 밝혔습니다.

루셔 대변인은 국제사회의 지원 부족으로 목표 수혜 대상 6백20만 명 가운데 현재 1백80만 명에게만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WFP의 대북 긴급지원 사업은 지난 해 9월1일부터 올해 11월30일까지를 기한으로 진행되며, 목표 모금액은 5억3백64만6천여 달러입니다. 29일 현재 전체 모금액은 목표 액수의 13.8%에 불과한 6천9백52만7천9백72달러입니다.

시술루 부소장은 28일 기자회견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을 호소하며, WFP는 식량 배분 감시 없이는 식량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WFP는 식량 배분 감시를 위해 해당 지역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한 문제가 발생하면 식량 지원을 스스로 제한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루셔 대변인은 WFP는 식량이 가는 곳이면 WFP 직원들이 갈 수 있어야 한다는 오랜 정책을 갖고 있으며, 이는 현재도 지켜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대북 민간단체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발간한 소식지 'NK 인앤아웃'에 따르면 평양에서는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15일치의 식량이 배급됐었지만 5월부터는 모든 식량 배급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군대 내 식량 배급 역시 최근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고, 소식지는 밝혔습니다. 함경남도 혜산 등에서도 배급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식량 부족이 심화되면서 최근 쌀 가격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식지에 따르면 평양의 쌀 가격은 1kg 당 2천5백~2천8백 원이며, 옥수수는 1천2백~1천4백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산, 청진, 혜산 등에서도 쌀 가격은 kg당 2천2백~2천3백 원을 기록했습니다.

앞서 대북 지원단체 '좋은벗들'역시 최근 발간한 소식지에서 북한 곳곳에서 식량 사정이 나빠 올해 6월을 넘기기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며, 하층 농민들은 식량이 이미 떨어져 고생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의 AFP 통신은 28일 북한 당국은 주민들을 고무시키기 위해 핵실험을 단행했지만 정작 탈북자들은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그 돈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고 보도했습니다.

AFP 통신은 35살의 한 탈북자가 지난 2006년 첫 핵실험 때는 자부심을 느꼈고, 북한이 매우 강력한 국가라고 느꼈지만 두 번째 핵실험에 대해서는 북한주민들의 생활 개선을 위해 그 돈이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41살의 탈북자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고위층 노동당원들은 핵실험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지 모르지만 일반 주민들과는 상관 없는 일이라며, 가난한 사람을 먹이는 데 그 돈을 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AFP는 1990년대 기아 사태 이래 수백 만 명의 북한 주민들은 해외원조 식량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북한 당국은 지난 3월 미국으로부터의 지원 마저 거부했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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