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한 신속한 핵실험, 대내외 정세 반영’


북한이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신속하게 2차 핵실험을 실시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핵 문제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대외적 요인과, 권력승계를 위한 정치적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내부 상황이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북한이 예상과 달리 서둘러 전격적으로 핵실험을 실시하면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지난 해까지만 해도 지연 전술로 핵 포기에 따른 보상을 극대화하고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했지만, 최근에는 두 달 사이에 장거리 로켓 발사와 6자회담 불참 선언에 이어, 핵실험까지 실시하는 등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이런 변화에 대해 미국의 전문가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을 지낸 윌리엄 앤 매리 대학의 미첼 리스 부학장은, 북한의 예상치 못한 핵실험은 한반도 핵 문제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최근 몇 개월 간 여러 건의 도발을 벌였지만 미국과 한국으로부터 과거와 같은 양보를 제공받지 못했으며, 따라서 점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기 보다는 신속한 핵실험으로 충격을 극대화하고 상황의 변화를 꾀한다는 것입니다.

리스 부학장은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핵실험을 함께 실시한 것도 같은 이유일 수 있다며, 이와 함께 북한 내부의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정책 결정에서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은 상호배타적일 수 없으며, 북한 정권이 권력 승계를 준비하는 정치적 상황이 핵실험 결정의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맨스필드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북한이 신속하게 핵실험을 실시한 것은 미국이나 한국을 겨냥한 전술의 변화라기 보다는 내부적 상황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권력 승계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북한 내부의 누구도 체제에 대한 충성심과 무력을 강조할 수 밖에 없으며 핵실험 지연을 건의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특히 이러한 무력 과시는 권력 이양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북한은 당분간 권력 이양 등 내부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다른 나라들의 선례에 비춰 볼 때 북한이 조만간 추가 핵실험을 해도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소재 '정책연구소'의 존 페퍼 국장은 북한의 신속한 핵실험은 기술적인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06년 첫 핵실험에서는 일정한 준비 기간이 필요했지만, 이번에는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준비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페퍼 국장은 이어 북한은 가능한 한 빠르게 핵실험을 실시하고 추가적인 핵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앞으로 예상되는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핵 보유국 지위에도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한 의도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민간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도 기고문에서, 북한의 신속한 핵실험은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 확보로 목표를 수정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은 공식적인 권력 이양 이전에 핵 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