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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위원장, 노 전 대통령 유가족에 조전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국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애도의 뜻을 나타내며 유가족에게 조전을 보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한국 내 곳곳에 설치된 분향소에선 현재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일반인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새벽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애도의 뜻을 나타내는 조전을 노 전 대통령의 유가족들에게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은 조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불상사로 서거했다는 소식에 접해 권양숙 여사와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남북관계 개선에 공헌한 한국 측 인사가 별세했을 때 조전을 보내왔습니다. 지난 2001년 남북 간 화해협력의 물꼬를 튼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별세 때 조전을 보내 온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북한 당국이 조문단 파견 방침을 밝혀올 경우 우선 유가족들의 견해를 듣고 결정할 사항이라며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 입니다.

"북한이 만약에 조문단 파견을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거나 제의를 해 온다면 그 문제는 국민장으로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곧 구성될, 현재 구성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장례위원회와 그리고 유가족 분들과 협의해서 결정해 나갈 생각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실시한 현재 상황은 크게 변해 북한 측의 조문단 파견은 어려워 보입니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이 노 전 대통령 유가족들에게 조전을 보냈다는 보도 이후 몇 시간 지나지 않아 2차 핵실험을 단행했습니다. 따라서 지금으로서는 한국 정부가 조문단을 수용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편 25일 새벽 1시 50분께 노 전 대통령의 사저인 경상남도 김해의 봉하마을 회관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입관식이 진행됐습니다.

입관식에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뒤 집에서만 머물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권양숙 여사도 참석했으며, 권양숙 여사는 입관식이 진행되는 동안 슬픔에 겨워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습니다.

입관식에는 또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 씨와 서갑원 민주당 의원, 안희정 전 민주당 최고위원,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내 곳곳에 설치된 공식 분향소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틀째 이어졌습니다.

서울 역사박물관 내 분향소에서는 정계와 관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져 한승수 국무총리 등 이명박 정부 국무위원들이 조문했습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 정치인들도 조문을 마쳤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과 캐서린 스티븐슨 주한 미국대사도 분향소를 다녀갔습니다.

한국 정부는 서울 역사박물관과 서울역 광장 등 전국 31곳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마련해 24시간 조문객들을 받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규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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