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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즈워스 미 대북 특사 아시아 3개국 순방 결산


이번에는 이연철 기자와 함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의 아시아 순방 결과와 앞으로의 전망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이연철 기자, 먼저 이번 순방의 목적과 전체적인 성과부터 정리해주시죠?

답) 보즈워스 특사의 이번 아시아 3개국 순방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북한의 거부로 중단된 6자회담의 불씨를 살리는 것이었는데요, 일단 중국과 한국, 일본 정부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동의 접근 방법을 모색하면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참가국들의 결속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구체적인 해법도 마련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 현재 6자회담은 북한의 거부로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져있는데요, 보즈워스 특사는 이번에 중국 정부에 북한을 적극 설득해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관측되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하지만, 보즈워스 특사는 이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일부 한국 언론에서는 중국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조만간 평양에 장관급 특사를 파견하는 문제에 대해 보즈워스 특사와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보즈워스 특사의 중국 방문과 같은 시기에 김대중 전 한국 대통령을 수행해 베이징을 방문했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고위 관리들은 미국이 문제 해결을 위한 큰 그림을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여러 가지 경로로 여러 가지 얘기를 할 테니까 그 점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을 안 해도 된다고 하면서 다만 중국이 북한을 설득해서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만들려면 미국이 확실한 비전을 제시해줘야 한다, 그런 얘기를 하더군요.”

문) 보즈워스 특사는 이번 순방을 통해 북한과의 양자대화에 대한 미국 정부의 원칙을 분명히 했죠?

답) 네, 미국 정부는 그동안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다자 회담은 물론 북한과 양자 회담을 가질 용의가 있다고 거듭 밝혔었는데요, 보즈워스 특사는 한국과 일본 당국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북한과 양자 회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과 일본은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문) 북한의 강경한 태도로 단기간 내 6자회담 재개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답) 네, 6자회담을 대체할 새로운 회담 틀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즈워스 특사는 이번 순방 중 6자회담의 대안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6자회담이 북한 핵 문제를 다루는 노력의 핵심이며,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 검증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계속 일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문) 보즈워스 특사는 순방 중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위협에 대해서도 논의했지요?

답) 네, 보즈워스 특사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내비친 것과 관련해 자중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보즈워스 특사는 북한이 2차 핵실험 실시를 결정한다면 응분의 대가를 기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을 막기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문) 보즈워스 특사의 이번 순방은 북한이 자체 로켓 발사를 비난하는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에 반발해 6자회담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이뤄졌는데요, 순방 전과 비교해 상황이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군요.

답) 그렇습니다. 보즈워스 특사는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을 진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현재로선 특별한 계획을 가진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보즈워스 특사의 순방에 맞추기라도 한 듯 지난 8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북한을 변함없이 적대시하는 상대와 마주 앉아봤자 나올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주장하면서 다시 한 번 대화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문) 이런 상황에 대해 미국 등 관련국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답) 사실상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움직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은 대화를 서두르기 보다는 상황의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사이키 아키다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도 보즈워스 특사 면담 뒤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최근 행동에 대해 서둘러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이키 국장은 자신과 보즈워스 특사는 북한이 다양한 형태의 도발적 언어와 행동을 보이는 상황에서 6자회담의 조속한 개재를 위해 서둘러 북한에 당근을 제공하거나 일부 양보를 제공하는 것은 현명한 행동이 아니라는 공동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고, 미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도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6자회담이 조만간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 같아 보이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현재로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해법과 관련해서도 다소 엇갈린 견해가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연구소인 ‘맨스필드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미국이 계속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제의 관건은 북한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느냐 여부인데, 현재 북한이 움직일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이 분명한 만큼 미국은 기다려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반면 워싱턴 소재 정책연구소의 한반도 전문가인 존 페퍼 국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국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페퍼 국장은 역사적으로 볼 때 북한과의 교류나 대화 문제는 전적으로 미국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좌우됐다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국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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