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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민병대 해산 요구 높아져


최근 터키 남동부의 한 결혼식장에서 발생한 대학살로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정부 지원 민병대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민병대는 쿠르드노동자당 PKK 반군과의 전투를 위해 터키 정부가 결성한 조직인데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민병대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입니다.

쿠르드 족이 주로 사는 터키 남동부에는 '빌리지 가드' 라고 불리는 약 6만 여명의 정부 지원 민병대가 있습니다. 민병대는 쿠르드노동자당 PKK 반군과의 전투를 위해 터키 정부가 지난 1985년 조직한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빌리지 가드 민병대가 터키 정부의 PKK 반군 퇴치 노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PKK 반군들은 이웃국가인 이라크로 추방돼 이 지역에는 평화가 돌아왔습니다.

터키 남동부 디야바키르 시에서 온 알리 캔과 같은 민병대원들에게는 이제 미래에 대한 걱정이 있습니다.

캔 씨는 지난 1985년부터 터키 정부를 위해 싸웠지만 이제 반군과의 교전이 잦아들어 할 일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캔 씨는 민병대에 참여하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정부를 위해 목숨까지 바쳤지만, 정부는 이에 대해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터키 내에서는 빌리지 가드 민병대의 해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인권단체들은 쿠르드 족의 충성심을 시험하기 위해 정부가 강압을 사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빌리지 가드 민병대 역시 인권 유린 혐의를 받아왔습니다. 터키가 가입하려고 하는 유럽연합 역시 민병대의 해산을 촉구했습니다.

터키 당국자들은 최근 남동부 지역의 한 결혼식장에서 44명이 살해된 사건에 민병대가 연루돼 있다고 말합니다. 베시르 아탈라이 내무장관은 민병대가 공격에 가담한 혐의가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아탈라이 내무장관은 이번 사건에 민병대가 연루됐다는 것은 슬픈 일이며, 정부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쿠르드계 정당인 민주사회당의 아멧 투르크 의장은 정부가 수 천명의 시민들을 무장시켰기 때문에 이 같은 대학살이 일어났다고 지적했습니다.

세밀 시세크 터키 부총리는 현재 민병대 해산을 고려하고 있지만 서둘러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보스포러스대학의 정치학 교수인 케말 키리치 씨는 터키 정부로서는 민병대 해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키리치 교수는 민병대 해산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보다는 해산 그 자체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가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키리치 교수는 "정부 내에서는 민병대 해산이 이미 많이 논의됐으며 정당들과 국가안보회의 내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공감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키리치 교수는 "하지만 어떻게 6만 여명의 민병대원들과 그 가족들의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 하면서 해산을 단행할 것인지, 그리고 쿠르드 족 내에서 민병대에 합류한 사람들과 합류하지 않아 처벌받은 사람들 사이의 갈등의 골을 메울 수 있는지가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민병대원들은 현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강력한 부족의 일원인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민병대원들은 마약 밀수와 조직폭력과 같은 불법 활동에 연루돼 있다는 다수의 보도가 있습니다. 민병대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는 가운데 해산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디야바키르 시 출신의 민병대원 압둘라 국 씨는 정부에 대해 경고를 했습니다. 국 씨는 자신이 민병대에 참가하기 위해 학교를 중퇴했으며, 터키 정부를 위해 12년을 싸웠다고 말했습니다. 국 씨는 그러면서 정부가 민병대를 더 이상 원치 않는다고 해서 봉급 지급을 갑자기 중단하고 대원들이 무기를 반환하도록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터키의 일부 전문가들은 민병대를 터키 정부 스스로가 키운 괴물로 묘사하면서, 이제 이 괴물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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