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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평통, 남북대화 다시 거부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9일 남북 대화를 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평양 당국이 왜 남북 대화를 거부하는지 그 배경과 전망을 전해드립니다.

북한은 9일 또다시 남북대화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의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담화를 내고 남한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한 것은 북한의 존엄과 체제에 대한 전면 부정이라며 '북남 사이의 대화에 대해서는 논의할 여지 조차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이번 담화는 남한 정부가 북한과의 '개성 접촉'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즉 북한에서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조평통이 남북 대화를 거부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예정됐던 개성 접촉이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의 북한 전문가인 한국통일연구회의 이항구 회장은 남북 개성접촉을 예정대로 열릴 공산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북측 입장에서 보면 개성접촉은 남북 당국자간의 공식 대화가 아니라, 개성공단의 임금과 사용료 등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접촉'으로 북한이 말하는 남북대화 범주에 들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이항구 회장은 개성공단 문제는 공단의 생산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당국자 회담과는 별개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서울의 전문가들은 대체로 남북관계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서울과 평양간에 '정치적 눈높이'가 맞지 않아 대화를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남한이 북한에 바라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와 정례적인 남북대화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 등 인적 교류와 경제 협력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북한은 6자회담을 거부 했을뿐만 아니라 영변 핵 시설을 재가동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와 2차 핵실험까지 공언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북한은 남한의 최고 지도자인 이명박 대통령을 '역도'라고 연일 비방하고 있습니다.

또 평양은 미국이 자신을 핵 국가로 인정해 미-북 핵 군축 회담을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은 남한 이명박 정부가 6.15와 10.4 남북 선언을 전면적으로 이행해 대북 지원에 나서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남한 이명박 정부로서는 모두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입니다.

이처럼 남북간에 정치적 눈높이가 워낙 다르기 때문에 남북관계가 조만간 풀릴 것 같지 않다고 한국 국민대학교의 정창현 교수는 말했습니다.

국민대학교의 북한 전문가인 정창현 교수는 현재 북한이 얘기하는 것은 당근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6자회담이나 남북대화의 틀을 바꾸자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남북관계가 이렇게 악화된 데는 북한의 '내부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 의회 산하 연구기구인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쉬 박사는 남북관계가 본격적으로 악화된 것은 북한 군부가 판문점 직통 전화를 끊고 개성공단을 압박한 지난 해 11월이었는데,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으로 군부 등 강경파가 득세한 시점과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의 인민군 총참모부는 남한 정부를 비난하는 각종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물론 개성공단의 육로 통행을 차단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 워싱턴 일각에서는 북한 수뇌부가 김정일 후계 승계 작업을 감추기 위해 핵실험을 공언하고 미-북 관계와 남북관계에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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