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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돼지독감 추정 환자 확인


멕시코에서 시작돼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돼지독감이 한국에서도 처음 발생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국가재난 단계를 1단계인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조정하면서 비상방역 체제에 들어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정부 당국은 국내에서 돼지독감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확인됐다고 28일 발표했습니다. 보건복지부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입니다.

"인플루엔자 인체 감염증 추정 환자가 발생해 보고드립니다. 환자는 51세 여자분으로 인후도말검체 채취 결과 돼지 인플루엔자 인체 감염증으로 추정됩니다. 발생하는 해당 지역에서 새 환자가 입국할 수 있으므로 검역을 강화하고 해당 지역으로의 여행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추정 환자'란 기침과 발열과 같은 증세를 보이면서 발병 지역을 여행한 사람을 뜻하는 '의심환자' 가운데 감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뜻합니다. 추가 조사 후 감염이 확인되면 '확진 환자'로 최종 진단됩니다.

이 환자는 지난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거쳐 멕시코에 들어간 뒤26일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환자는 귀국 비행기를 탈 때부터 기침과 오한, 발열 증세를 보였으며 귀국 직후 보건소에 자진 신고했습니다.

보건 당국은 환자와 같은 비행기에 탄 3백15명 전원에 대해 유사증상이 없는지 추적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또 환자와 같은 기관에 거주하고 있는 40명 전원에게 치료제인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했습니다.

보건 당국은 추정 환자의 가검물을 미국 질병통제센터에 보내 최종 진단을 의뢰할 방침입니다. 여기에서 확진 환자로 최종 진단하기까지는 일주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건 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추정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한국 정부는 국가재난 단계를 1단계인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조정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전염병 유입이 우려되는 '관심 단계'보다 한 단계 높은 '주의 단계'는 전염병이 이미 유입된 것으로 판단될 때 발령된다"며 "추정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사실상 국내에도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이번 주가 돼지독감의 전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1차 고비로 보고 24시간 상황을 점검하는 등 비상방역 체제에 들어갔습니다.

또 미국과 멕시코 등 북미산 돼지고기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으며, 돼지 독감을 고병원성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하기로 했습니다.

돼지독감은 돼지에서 사람으로 전파된 H1N1 신종 독감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 병으로, 확산 속도가 빨라 심할 경우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입니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보건원 관계자는 "이 병은 종전의 돼지와 조류, 사람 독감 바이러스의 서로 다른 유전자 요소가 복합된 신종 바이러스로 추정된다"며 "조류 독감과 달리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병이 처음 발생한 멕시코에서는 28일 현재 사망자 수가 1백50명을 넘어섰으며 미국과 캐나다, 스페인 등에서도 환자가 발생한 사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돼지독감을 막을 백신은 아예 없는데다,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타미플루 등 치료제의 비축량도 충분치 않아 각국 정부는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북한에서 돼지독감이 발생할 경우 치료와 방역을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 장관은 28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한국 정부는 북한의 말라리아 확산 방지를 위해 국제기구를 통해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며 "북한에서 돼지독감이 발생할 경우 인도적 지원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인도적 지원에 일관되게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바 있습니다. 특히 질병과 관련해선 한국 정부는 깊은 관심을 갖고 있고 돼지 독감이 북한 지역에 심각한 상황으로 문제가 될 경우 인도적 차원의 문제로 보고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입니다."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외부와의 교류가 적은 북한에 전염병이 발병할 확률은 적지만 발생지역을 다녀간 방문자가 병에 감염됐을 경우 북한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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