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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행정부 대북정책 당분간 변화 없을 것’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최근 외교정책에 관한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미국이 북한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거나, 또는 북한 문제의 외교적 우선순위가 후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을 계속 추진하고 있으며, 다만 북한에 대한 과잉반응을 자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최근 의회에서 잇따라 열린 청문회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6자회담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으며,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원칙적인 입장만을 밝혔습니다.

전임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조지타운대학의 빅터 차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가 원하는 것은 북한과의 협상이며, 북한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차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무시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의 협상을 원하고 있으며 북한의 행동에 과잉반응 하지 않으면서 균형을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차 교수는 그러면서 현 상황에서는 미국 보다 중국과 러시아 등 다른 당사국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언제든지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또 스티븐 보즈워스 특사를 북한에 보낼 준비가 돼있지만 문제는 북한이 이를 거절하고 있는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는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한 중국과 러시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빅터 차 교수는 말했습니다.

부시 행정부에서 북한과의 협상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던 차 교수는,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의를 거절하고 로켓을 발사하면서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도 대화에 대한 열의가 줄어들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북한과 양자협상을 추진한다는 공식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포드대학 한국학센터 부소장은 오바마 정부는 대북정책과 관련해 확고한 원칙을 갖고 있으며, 이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트로브 부소장은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 문제에서 한국의 이명박 정부와 기본적으로 같은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면서, 북한과 언제든지 협상할 용의가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또 미국을 합리적으로 대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원칙을 고수하는 동안 북한의 핵 개발을 재개하는 것은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스트로브 부소장은 시간은 미국의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트로브 부소장은 북한이 현재 소량의 핵무기를 보유했을 수 있고 앞으로 그 숫자가 증가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략적 상황에 변화는 없다면서, 오히려 경제가 붕괴하고 정치적으로 유동적인 북한이 더욱 급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정책 권고안을 작성하기도 했던 스트로브 부소장은, 오바마 행정부의 북한 관련 인선은 이제 마무리 됐으며 대북정책의 원칙도 마련됐다면서, 당분간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워싱턴의 민간 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응하면서 장기적인 정책에는 충분히 초점을 맞추지 못했다면서, 그 동안 단호한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앞으로의 행동이 이와 일치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의 외교 가능성은 열어 놓으면서도 북한에 대한 단호한 태도도 함께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론적으로는 적절한 정책이지만 과연 미국이 원하는 결과를 어떤 방법으로 실현시킬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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