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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로켓 발사로 주민들 어려움 가중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로켓 발사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주민들은 정권으로부터 더욱 심한 감시와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내 인권 활동가들은 유엔 제재나 북 핵 6자회담으로 북한의 행동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북한의 인권 상황을 포함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강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한 것은, 유엔의 제재가 북한의 핵 야욕을 막기에는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고 국제 기독교 단체인 `오픈 도어즈’의 린지 베시 씨가 밝혔습니다.

베시 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엔은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핵무기를 실험하지 못하도록 이미 2개의 결의안을 채택하고 있지만 북한을 막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베시 씨는 또 북한이 핵무기를 손에 넣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기관인 국제원자력기구 IAEA도 비효율적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북한 정권에 압력을 넣기 위해서는, 북한 인권 문제가 논제에 포함해야 한다고 베시 씨는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 6자회담은 핵 문제에만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에, 실제로 고통 받는 북한의 기독교인들과 정치수용소 수감자들은 여전히 속박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픈 도어즈를 비롯해 미국 내 종교, 인권 단체들의 연합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의장도 문제는 북한의 핵이 아니라 인권 상황이라는 데 공감을 표했습니다.

숄티 의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미-북 간 제네바 기본합의, 북 핵 6자회담, 햇볕정책 등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만 득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까지 얼마나 많은 북한주민들이 목숨을 잃어야 하느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같은 협상이나 정책에 시간을 낭비하기 보다, 북한 난민을 구하고, 북한 당국에 수용소 폐지를 촉구하면서, 북한의 일반 주민들에게 식량과 정보를 넣어줄 수 있는 창의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탈북자 구출 활동을 벌이고 있는 `3.18 파트너스’의 스티브 김 대표도 북한과 인권은 분리해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하면 인권이 분리돼서는 아무 것도 되는 것이 없습니다. 북한이 가장 어려워하고 가장 듣기 싫어하는 것은 인권 쪽이기 때문에 어떤 결의를 내세우더라도 인권은 항상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티브 김 대표는, 북한과의 핵 협상에 걸림돌이 된다는 우려 때문에 인권을 소홀히 해왔지만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런 어려움 때문에 지금까지 질질 끌려 왔지만 아무 것도 된 게 없습니다. 이 것이 북한 정권에서 지금까지 추진하고 있는 정책입니다. 그러니 이 쪽에서 맞받아쳐서 우려까지도 불식하면서 인권 계속 밀고 나가야 합니다. 계속 질질 끌면 지난 10년 간 햇볕정책의 결과 밖에 얻을 수 없습니다.”

현재 북한 지도부는 로켓 발사가 성공했다며 크게 자축하는 분위기 입니다. 그러나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자국민의 상황을 무시하고 수억 달러의 비용을 들여 로켓 발사를 감행한 북한 지도부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3.18 파트너스의 스티브 김 대표 입니다.

“국민들은 굶어 죽느니 사는 것 때문에 힘든데, 북한에서 많은 돈을 들여서 민생은 돌보지 않고 체제유지만 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또 이런 사건이 자꾸 터지니까 중국과 북한의 국경이 폐쇄돼서 생업이나 일 때문에 왔다 갔다 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 지장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자도 검열이 심해져 거의 중단된 상탭니다.”

오픈 도어스의 린지 베시 씨는 최근 북한 상황에 대한 현장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로켓 발사에 앞서 북한주민들이 전시태세를 갖추느라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민들은 15일치 전쟁 식량을 모아야 했고, 심지어 어린 학생들도 무기상자를 날라야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식량 사정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베시 씨는 지적했습니다. 굶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며, 이 중에는 중국으로 피난하려는 사람들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베시 씨는 그러나 지난 해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과 북한 당국이 국경 감시를 강화하면서 식량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베시 씨는 국제사회의 식량 원조가 본래 의도된 수혜층에게 전달되는 일은 극소수라고 말했습니다. 또 분배 모니터링을 하더라도 원조 식량이 여전히 군대와 엘리트 층에게로 전용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내부의 종교 활동과 관련해 베시 씨는, 북한 정부가 기독교인을 색출하기 위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와중에, 최근 북한주민들이 비밀리에 복음전도를 위한 기도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베시 씨는 지난 2월 초 일반 관광객 신분으로 북한에 입국해 봉수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등 북한의 종교 상황을 직접 체험하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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