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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동영상 공개는 분위기 띄우기'


북한 정부가 내일(9일) 개막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대회를 앞두고 분위기 띄우기에 진력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어제(7일) 로켓 발사 장면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활동상을 담은 기록영화를 텔레비전으로 방영한 데 이어 오늘 (8일)은 평양에서 10만 명이 참여하는 군중대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살펴봅니다.

문) 최 기자, 북한 정부가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각종 선전, 선동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은 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활동에 대한 기록영화를 6개월 만에 방영했습니다. 이어 장거리 로켓 발사 장면도 공개했습니다. 그 이튿날인 8일에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주민 10만 명을 모아놓고 광명성 2호의 성공을 축하하는 대규모 군중대회를 열었습니다.

문)먼저 북한이 공개한 동영상이 어떤 내용인지 살펴볼까요?

답)북한이 공개한 동영상은 2가지입니다. 하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움직이는 모습을 담은 기록영화이고, 또 하나는 지난 5일의 장거리 로켓 발사 장면입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은 7일 오후 6시에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6개월 간 현지 지도하는 동영상을 방송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동영상이 공개된 것은 지난 해 8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이후 처음입니다. 이어 중앙방송은 오후 7시30분에 5초 분량의 로켓 발사 장면을 방송했습니다.

문) 김정일 위원장의 동영상이 방영된 것은 오랜만인 것 같은데, 그 내용을 좀 소개해주시죠.

답)북한이 방영한 것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인민경제 여러 부문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라는 제목의 1시간 분량 기록영화인데요. 제목이 말해 주듯이 김 위원장이 지난 6개월 간 여러 곳을 다니며 현지 지도한 장면을 편집한 것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특이한 것은 이 동영상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걷는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문)김정일 위원장이 걷는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구요,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답)네, 이번에 공개된 동영상은 지난 해 8월부터 12월까지 김정일 위원장이 공장과 기업소를 다니면서 현지 지도하는 장면을 담고 있는데요. 김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자취를 감추기 전인, 8월7일 김 위원장이 함경북도의 ‘함주돼지공장’을 방문한 것을 보면 그가 활발히 걸으면서 양손을 휘두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자취를 감춘 8월 이후에 촬영된 장면에는 김 위원장이 걷는 모습이 나오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해 11월 24일 평안북도 신의주의 낙원기계연합소를 방문한 장면을 보면, 김 위원장은 왼손을 주머니에 넣고 있고 걷는 모습은 일체 나오지 않습니다. 또 12월1일에는 김 위원장이 평양의 중앙동물원을 방문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당시 김 위원장은 난간을 잡고 옆으로 조금씩 움직이는 장면은 나오지만 과거처럼 활발히 걷는 모습은 볼 수 없습니다.

문)그동안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중의 후유증으로 왼팔이 마비됐다, 아니다,말이 많았는데, 어떻습니까?

답)왼팔은 많이 나아진 것 같았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와병설 직후에는 왼손을 주로 주머니에 넣고 있었는데요. 지난 12월 자강도를 현지 지도할 때는 두 손을 들어 박수를 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이로 볼 때 김 위원장의 왼팔은 전에 비해 상당히 나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문)그런데 김정일 위원장은 전에 비해 상당히 수척해진 것 같은데요.

답)네, 관측통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요즘 상당히 수척해진 모습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달 평양의 김일성대학을 현지 지도했는데요. 사진을 보면 전에 비해 살이 많이 빠지고 힘이 없어 보입니다. 서울의 북한 전문가인 ‘데일리 NK’의 손광주 국장은 김 위원장이 대략 15 kg정도 살이 빠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손광주 국장입니다.

“대체로 키 165cm에 몸무게가 82-85kg 정도였는데, 육안으로 봐도 15 kg 정도가 빠진 것 같습니다.”

문)북한이 최고인민회의 전체회의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동영상을 방영하고, 또 군중대회를 여는 의도는 무엇일까요?

답) 관측통들은 북한이 체제 결속을 다지기 위해 동영상을 공개하고 군중대회를 여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9일 평양에서 열리는 최고인민회의는 김정일 위원장을 국방위원장으로 재추대해서, 김정일 집권 3기를 열어가는 정치적 행사인데요. 북한 당국이 로켓 발사와 김 위원장 건재를 알리는 장면을 방영해 주민들로부터 충성심을 끌어내려 하다는 것입니다.

“김정일 건강 악화 소식이 외부에서 빨리 유입이 됐으니까, 그와 관련된 불안감이나 체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건재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현재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북한인권위원회 방문연구원인 김광진 씨는, 북한의 최근 움직임은 김정일 집권 3기 출범을 앞두고 분위기를 띄우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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