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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마약범죄 소탕 나서


멕시코의 마약 문제가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일부 도시들은 마약조직들의 폭력으로 지구상 가장 위험한 도시가 된 지 오래입니다. 멕시코 정부는 현재 미국과 손잡고 마약 관련 범죄 소탕에 나서고 있는데요. 마약조직의 규모가 워낙 크고 범죄 수법 또한 대담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문: 멕시코 마약 문제, 흔히 알려진 것 보다 훨씬 심각하다죠?

답: 흔히 멕시코를 '마약의 온상'이라고들 하는데요. 이 같은 지적은 아주 온건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실상은 훨씬 암울합니다. 단적인 예로 멕시코에선 지난 해에만 마약 관련 범죄로 7천 명 이상이 살해됐습니다. 전년보다 세 배 늘어난 숫자입니다.

문: 그쯤 되면 거의 전쟁 수준이군요.

답: 그 뿐만이 아닙니다. 피해자 중 2백여 명은 목이 잘리거나 시신이 토막 난 채 발견되고 있습니다. 그 잔혹성이 이미 도를 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아직 3월이 다 가지도 않았는데 벌써 1천 명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그 대상도 경찰, 시장, 기자, 가리지 않는 살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약 조직들과의 전투 상황을 들어보시죠.

가자 지구나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군사 작전이 아닙니다. 바로 멕시코에서 일상처럼 벌어지는 마약 관련 폭력의 현장입니다.

문: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왜 아프가니스탄 다음은 멕시코 마약이다, 그렇게 선포했는지 이해가 가는 군요.

답: 멕시코에서도 마약 범죄로 가장 위험한 도시로 꼽히는 곳은 '시우다드 후아레스'입니다. 인구가 1백30만 명인데 지난 한 달 동안 마약조직들의 폭력에 희생된 사람들만 2백30명이 넘습니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사망자 중 80%가 25살 이하의 마약 조직원들이라고 합니다. 지난 한 해 인구 1인당 희생자 수가 이라크 바그다드의 3.4배에 달했다고 하니까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만 하죠.

문: 정말 심각하군요. 물론 마약 거래로 인한 수익이 엄청나니까 그런 무차별적인 살인도 서슴지 않는 것일 텐데요. 멕시코 마약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답: 멕시코 마약 시장은 4개 조직이 장악하고 있는데요. 걸프, 티후아나, 후아레스, 시나롤라라는 범죄집단들입니다. 이들 4개 조직이 지난 해 벌어들인 수익이 1백5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웬만한 대기업을 능가하는 군요) 심지어 대표적인 마약업자인 호아킨 구스만은 재산이 10억 달러에 달하구요.

문: 그쯤 되면 세계적인 부호 반열에 올랐을 것 같군요.

답: 바로 그렇습니다. 구스만은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하는 세계 부자 명단에 7백1위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문: 멕시코 마약 시장 규모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인데요. 미국 정부까지도 나선 것을 보면 멕시코 정부의 힘만으로는 마약조직 문제 해결이 어려운가 보죠?

답: 2007년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관련 범죄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과 멕시코가 마약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는데요. 단순한 공조 차원이 아니구요, 여기에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갈등 관계가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문: 어떤 문제가 얽혀 있나요?

답: 멕시코가 마약 생산 유통의 중심지이긴 하지만 미국은 이들 마약의 최대 소비지라는 점, 이 연결고리가 바로 양국 정부 간 공조의 핵심 배경입니다. 또 미국으로서는 마약 문제를 놓고 멕시코에 손가락질만 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멕시코 마약 조직들이 쓰는 무기의 90% 이상이 미국에서 유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 최악의 공생관계라고 할 수 있군요. 물론 미국에 마약을 판매한 돈으로 무기들을 구입했겠죠?

답: 물론입니다. 미국에서 멕시코 마약 조직에 흘러 들어간 돈이 1백억 달러에서 3백5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 여유 자금으로 다시 미국에서 각종 무기를 밀수입해 중무장하고 있는 겁니다.

문: 그야말로 마약과 돈, 또 무기라는 범죄 고리로 촘촘히 연결돼 있다, 그런 얘긴데요. 마침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멕시코를 방문했었는데 제법 구체적인 공조 방안이 나왔더군요.

답: 말이 공조지 미국의 일방적인 지원입니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 주 멕시코를 방문해서 멕시코가 불법 마약 거래자 척결을 위해 필요한 블랙호크 헬리콥터를 구매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백악관이 8천만 달러를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또 미국 내에서 군사무기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지지해서 무기 밀수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도 밝혔구요.

문: 예, 멕시코 마약 문제가 어느 정도 심각한지, 그리고 왜 멕시코 국내 문제로만 치부하기 어려운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멕시코 상황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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