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은 지금] 미국 내 교사 보상 제도 논쟁


미국 내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이 자리에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지난 주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 중남미계 기업인과 자영업자의 모임인 전국 히스패닉 상공회의소 회의에 등장해, 교육개혁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지난 중에 이미 소개해 드렸죠? 그런데, 지난 주에 오바마 대통령이 밝혔던, 교육개혁안 중 일부 내용을 놓고, 지금 미국에서는 설왕설래가 한창이죠?

(답) 그렇습니다. 논쟁의 발단은 오바마 대통령의 바로 이런 언급으로 시작됐습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 이제 교사들을 다른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처럼 다루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학생들의 학업성적을 개선시키는 교사는 더 많은 돈을 받아야 할 것이고, 이들에게는 학교를 개선시킬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군요?

(답) 네, 뿐만 아니라, 실적이 좋지 않은 선생님들은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 그런다면, 오바마 대통령의 말 중에서 능력이 없는 선생님은 교단에서 나가야 한다는 말이 논쟁이 되고 있나요?

(답)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교사 직이라는 것이 한국과 마찬가지로 안정된 직장에 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죠? 이 말은 큰 잘못이 없으면 굳이 교사직을 내놓을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퇴출 운운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 이번에 별 논쟁거리가 되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에 미국 언론에 등장하고 있는 논쟁거리는 이 교사퇴출 문제가 아니고, 바로 우수 교사에 대한 보상문제입니다.

(문) 그런데, 미국에서는 이미 우수 교사에 대해 보상을 해주는 제도가 있지 않습니까?

(답) 네, 미국 연방 교육부는 지나 2006년부터 교사 보상 기금, 영어로는 TEACHER INCENTIVE FUND, 줄인 말로는 TIF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주로 저소득층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성적을 올린 교사나 교장에게 돈을 보상으로 주는 제도입니다.

(문) 그런데 자료를 보니까, 현재 미 전국에서 150개 교육구가 이 TIF에 참여하고 있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교육구는 이 제도를 시행한 이후에 지금까지, 약 2억 달러의 예산을 확보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경기부양안에 이 TIF에 대한 예산이, 2억 달러가 포함됐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2년동안 TIF 기금으로 4억 달러가 확보된 상태입니다.

(문) 자, 오바마 대통령을 포함해서, 좋은 실적을 올리는 교사에게 보상을 해주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 이런 주장을 하고 있나요?

(답) 미국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교육개혁안의 내용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도 지적했듯이 핵심은 역시 미국 학생들의 학업 수준을 높이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교사보상제도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학생들의 학업수준을 올리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기 때문에, 이 교사보상제도를 실시하면, 교사들이 학생들을 더 열심히 가르칠 것이고, 그 결과 학생들의 학업수준이 향상될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문) 이런 보상제도는 기존 교사들의 업무능력 향상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고, 유능한 인재들을 교사 직에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이 될 수도 있겠군요? 그런데 현재 미국 콜로라도 주 덴버 시 같은 데는 이런 제도가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면서요?

(답) 네, 덴버시는 지난 1999년부터 영어로 Procomp이란 교사보상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덴버시 교사의 70%가 그리고 새로 교사 직에 들어오는 사람은 모두, 이 Procomp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 하지만, 이런 제도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죠?

(답) 물론입니다. 이 교사보상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누가 우수한 교사인가를 결정하는 문제라고 하는군요.
(문) 학생들의 시험 성적이 교사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지 않나요?

(답) 네, 학생들의 성적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긴 한데, 이에 대한 반론이 제기되는거죠. 시험점수라는 것을 장기간에 걸쳐 여러 선생님들의 지도로 얻어진 결과로 본다면, 이 점수를 어느 한 기간 동안 학생을 가르쳤던 특정 교사의 업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 점수는 장기간에 걸쳐 여러 선생님의 노력으로 나온 결과라는거죠? 그리고 또 하나의 지적은 교사보상제도는 전체적인 학업성취도보다는 시험을 봐서 그저 낮은 점수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을 더 높이 평가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일부 반대론자들은 점수로 교사들을 평가하는 방법은 교사의 업무능력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가장 나쁜 방법이라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문) 그런데, 미국에서 교사들의 급여를 결정할 때, 전통적으로 소위 연공서열에 의해서 급여를 지급한 방식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죠?

(답) 그렇습니다. 20세기 초에, 여성과 소수인종이 백인에 비해서 직장에서 돈을 적게 받았는데요, 노조가 이런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 근무연수와 교육수준에 따라 급여를 지급하도록 싸웠습니다. 바로 이런 투쟁의 결과가 선생님들의 급여 수준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거죠? 다른 말로, 전통적인 미국의 교사급여제도는 인종 별 평등을 추구한 민권운동의 결과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문) 미국에서는 지난 1980년대에도 이 교사보상제도가 시도됐었죠?

(답) 그렇습니다. 80년대의 이런 시도는 실패로 끝났는데요, 그 이유가 재미있습니다. 이유가요, 지금처럼 당시에도 경기불황이 찾아와 예산이 대폭 줄어서 우수한 선생님들에게 지급할 보상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 미국 학생들의 학력수준 향상을 위해서 이제 교사 보상 제도를 들고 나왔습니다. 교육개혁에도 시장경제원리, 즉 성과에 맞춰, 보상을 해주겠다는 말이죠?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시도, 과연 미국 교육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지는군요.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