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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해빙 가속화 우려


남극의 빙하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빨리 녹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특히 남극대륙에서 온난화가 진행되는 지역이 기존에 알려졌던 것 보다 훨씬 넓은 것으로 관측됐는데요. 이에 따라 해수면이 빠른 시간 내에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진행자: 남극 해빙으로 인한 해수면 상승 우려,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닌데요. 이번에 제기된 주장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경고죠?

기자: 예, 기존의 가설보다 더 위협적이라는 주장입니다. 과학자 한 두 명이 제기한 예외적인 주장이 아니구요. 2007-2008 '국제 극지의 해' 프로그램에 참여한 수 천 명의 과학자들이 발표한 연구결과입니다. 사실 그동안 남극대륙의 온난화를 얘기할 때는 남극 전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남극대륙 중에서도 남아메리카를 향해 뻗어 있는 남극 반도에 한정돼서 온난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인식돼 왔거든요. 그런데 온난화가 반도 뿐만 아니라 남극대륙 서부까지 광범위한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진행자: 남극의 해빙이 더 넓은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물론 우려되는 현상이긴 한데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언뜻 와 닿지가 않거든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예를 들어 '파인 아일랜드 빙하'하면 서남극 최대 빙하인데요. 이 빙하가 지난 1970년대보다 40%나 빨리 이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더 많은 물과 얼음을 바다에 쏟아내고 있구요. 역시 서남극에 있는 '스미스 빙하'도 17년 전에 비해서 이동속도가 83%나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런 식으로 빙하가 녹으면 당연히 해수면이 높아지고 그 결과 일부 저지대를 덮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물론 그런데요. 그 시기가 훨씬 앞당겨 질 수 있다는 것이죠. 현재 서남극 빙하의 물과 얼음 방류량이 눈이 내리는 양보다 훨씬 많습니다. 실제로 모든 서남극 빙하들이 매년 1천30억t씩 무게가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당연히 해수면이 높아지는데 문제는 기존의 예상보다 훨씬 더 빨리 상승할 것이라는 데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연구결과가 기존 예상치와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우선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가 2년 전 예상한 수치가 있는데요.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금세기 내에 18센터미터에서 58센티미터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었습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의 이번 연구를 보면 그보다 10~20센티미터 더 높게 잡고 있습니다. 해수면이 이렇게 높아질 경우 1년에 한 번 정도 일어나는 거대 해일이 일주일에 한 번씩 일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해수면이 예상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는 근거는 뭔가요?

기자: 여러가지 변수 때문입니다. 남극 해빙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남극대륙 서부 빙상을 살펴봐야 하는데요. 해발 1천8백 미터 높이구요, 2백20만 입방미터의 얼음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 연구진이 제시한 이유를 보면 첫째 중력 때문입니다. 거대한 빙상은 주변 바다에 중력 작용을 미쳐서 물을 끌어들인다는 얘기죠. 빙상이 녹으면 주변 바다 해수면은 오히려 낮아진다고 합니다. 대신 먼 북반구의 해수면이 크게 상승한다고 하구요.

진행자: 북반구라고 하면 해안에 인접한 도시들이 피해를 볼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다른 이유를 살펴보면, 빙하가 녹으면 이를 떠받치고 있는 그 밑의 암반이 위로 솟아오른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빙하가 가벼워질 테니까요) 암반이 솟을 때 주변의 바닷물을 밖으로 밀어내면서 북반구 해수면 상승을 부추긴다고 합니다.

진행자: 일종의 반동작용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해수면이 예상보다 더 높게 상승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지구의 자전활동 때문인데요, 남극대륙 서부 빙상이 녹으면 지구 자전축이 이동해서 극지방의 위치가 바뀐다고 합니다. 이럴 경우 남대서양과 남태평양 물이 북쪽으로 이동해서 북아메리카와 인도양 남부를 향하게 된답니다. 따라서 많은 해안지대의 해수면 상승폭이 예상보다 많게는 25%나 높을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앞서 일부 해안지대 도시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제시된 지역들이 있습니까?

기자: 최근 토론토대학 연구보고서를 보면 서남극 빙상이 현재와 같은 속도로 녹게 되면 미국 플로리다주와 루이지애나주 남부 지역이 물에 잠기고, 뉴욕과 워싱턴 디씨도 범람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곳 워싱턴 디씨도 포함되는 군요. 남극 해빙과 해수면 상승, 모두 지구온난화와 직결된 문제인데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 같습니다. 남극 빙하가 예상보다 빨리 녹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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