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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어린이 영양 상태 갈수록 악화


미국 정부의 세계식량계획, WFP를 통한 식량 지원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내 식량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 북한을 방문한 뒤 11일 미국으로 돌아온 민간단체 월드 비전의 빅터 슈 북한사업국장으로부터 현지 사정 등을 들어봤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닷새 동안 평안남도와 황해북도 지역을 둘러보고 돌아온 민간단체 월드 비전의 빅터 슈 북한사업국장은 현지의 식량 사정을 묻는 질문에, 어린이들의 영양 상태를 크게 우려했습니다.

슈 국장은 “2005년 이후 북한을 방문할 때마다 어린이들의 얼굴이 악화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며, 북한 어린이들의 혈색을 볼 때 영양 상태가 눈에 띄게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월드 비전은 머시 코어 등 4개 민간단체들과 함께 미국 정부가 북한에 지원하는 식량의 배분을 맡고 있으며, 이밖에도 자체적으로 식량과 전략 장비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대북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슈 국장은 어린이들의 얼굴이 더 많이 변색돼 간다며, 너무나 가슴 아프고 슬픈 경험이라고 말했습니다. 슈 국장은 어린이들을 위한 영양제를 비롯한 기초 식량 지원이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슈 국장은 이어 북한 당국이 어린이 영양 상태에 대한 정확한 실태 조사를 위해 민간단체들의 조사에 협조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정확한 영양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표본 어린이 집단의 병력, 키, 성장 척도 등을 조사해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슈 국장은 그러나 북한의 식량 사정이 최근들어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성급히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겨울에는 황량해 보이기 마련이고 사람들은 모두 두꺼운 외투를 입고 다녔으며, 정확한 식량 사정을 알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식량 사정이 그리 좋지 않음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슈 국장은 북한 관리들에게 식량 사정을 물었더니 월드 비전 측의 추가 지원을 환영한다고 말했다며, 북한 관리들은 최근 영국 의회 관계자들이 방북했을 때도 똑 같은 요청을 한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슈 국장은 그러나 현재 미국의 5개 민간단체가 함께 진행 중인 미국 정부의 지원 식량 10만 t이 매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슈 국장은 민간단체들은 최선을 다해 맡겨진 10만 t의 분배를 수행 중이라며, 평안북도와 자강도에서 1백만 명의 수혜자를 대상으로 한 민간단체들의 지원은 그 식량을 전달 받는 북한주민들로서는 큰 변화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까지 미국 정부가 민간단체를 통해 북한에 지원키로 한 식량 10만 t 가운데 74%인 7만4천5백20t의 지원이 완료됐습니다.

한편, 슈 국장은 월드 비전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밀가루 1백20t이 한 달 여 뒤 북한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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