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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클린턴 국무장관 방문 중 북 핵.납치자 문제 공조 기대


16일로 예정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일본 중국 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4개국 순방을 앞두고 첫 번째 방문국인 일본이 적지 않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새로 출범한 미국 행정부 국무장관의 첫 방문인 만큼 북한 핵 문제와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대한 미-일 간 공조의 시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인데요, 도쿄 현지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우선 클린턴 국무장관을 맞는 일본 정부의 표정부터 전해주시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아시아 순방 첫 날일 16일 일본을 방문해 다음 날인 17일 아소 다로 일본 총리와 나카소네 히로후미 외상과 잇따라 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일본 입장에서 이들 회담의 핵심 의제는 역시 북한의 최근 강경노선에 대한 미-일 중심의 공조와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 해결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일본 정부는 어제 클린턴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최근 북한의 위협 행동에 대해 동아시아의 모든 국가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 한 데 대해 고무돼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강경노선에 대한 미국 새 정부의 입장이 그처럼 확고하다면 일본 정부로서도 앞으로 북 핵 문제 해결에 관한 한 미-일 공조가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 해결에서도 미국 측의 이해와 협조를 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 점에서 일본 정부가 이번에 클린턴 장관과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 가족의 면담을 주선할 것이란 얘기도 나오던데요.

그렇습니다. 일본 정부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방일 기간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들과 면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어제 보도했습니다. 이는 클린턴 장관을 통해서 바락 오바마 새 미국 정권에 일본인 납치 문제의 중요성을 부각시켜서 협조를 구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클린턴 장관의 방일 일정이 길지 않기 때문에 실제 면담이 성사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그동안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을 미국 정부의 고위급 인사가 만난 것은 지난 2006년4월 미국을 방문한 납치 피해자 요코타 메구미 씨의 모친인 요코타 사키에 씨를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불러 면담한 적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는 클린턴 장관이 납치 피해자를 만나도록 주선하려고 하는 데 반해 클린턴 장관은 일본의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 대표와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지요.

그렇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방일 기간 중에 일본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 대표와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지난 주말 주일 미국대사관을 통해서 클린턴 장관이 방문 이틀째인 17일 민주당 오자와 대표와 면담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른 나라의 외무장관이 일본 야당 대표와 면담하는 경우는 가끔 있었지만, 미국 국무장관이 면담을 요청하기는 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아소 다로 내각의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는 등 현재 자민당의 정권 유지가 위태로운 상황인데다 오는 9월의 임기만료로 치러질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 정권 탄생에 대비한 사전 포석으로 분석됩니다. 최근 각 일본 언론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소 내각과 자민당에 대한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반면에 대안으로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만약에 이번에 오자와 대표와의 회담이 실현되면 클린턴 장관은 미-일 관계를 중시하는 바락 오바마 정권의 기본 외교노선을 설명하고, 주일미군 재편과 오키나와의 후텐마(普天間) 비행장 이전 문제 등 양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오늘 서울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의 결과로 그동안 일본 측이 요청했던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의 범인인 김현희 씨와 그에게 일본어를 가르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 간 만남이 이뤄질 전망인데요, 이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일본 정부가 그 같은 면담을 추진하는 것은 납치 피해자 가족에 대한 인도적인 조치라는 취지도 있지만 일본인 납치 문제를 계속 국제 이슈화해서 북한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난 해 여름 북한과 일본은 납치 피해자 재조사에 대해 합의를 해 놓고도, 여러 가지 정치적 이유 때문에 보류돼 현재는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인데요, 일본 정부로서는 앞으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매듭짓고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다각도의 방법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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