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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국가들, 중국 부상으로 '외교 다변화'


중국이 경제성장과 군사 현대화 등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등 주요 동아시아 국가들이 외교안보 관계를 다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들 국가들은 또 중국의 이해관계에 더 민감해졌고,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비영리 연구기관인 '랜드연구소 (RAND Corporation)'는 지난 해 11월, 중국의 부상에 따른 동아시아 주요국들의 대응을 연구한 보고서(The Responses of US Allies and Security Partners in East Asia to China's Rise)'를 발표했습니다. 연구대상국은 미국의 동맹국과 안보 동반국인 한국과 일본, 호주,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등 6개국입니다.

보고서는 중국이 이들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점점 키워가면서 각국의 정책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6개국은 중국의 선호도와 이해관계에 더 민감해졌고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행동을 피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중국과의 양자교류를 확대하면서 타이완과 인권 문제 등, 중국의 이해관계를 어느 정도 수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에반 메데이로스 (Evan Medeiros) 연구원은 29일 워싱턴의 한 강연에서, 6개국 모두 중국을 경제적 기회의 근원으로 보고 대중국 경제관계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메데이로스 연구원은 외교적 측면에서는 6개국이 중국을 더욱 수용하는 한편, 대외관계를 다변화하면서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촉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군사적 측면에서는 일본의 경우 중국을 큰 위협으로 간주하는 반면 전혀 위협으로 보지 않는 나라들도 있는 등 인식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메데이로스 연구원은 연구기간 동안 "동아시아 지역에서 군사력 증강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6개국 모두 미국과의 동맹과 협력을 확대하고 싶어했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중국의 군사현대화에 대한 대응으로 6개국이 기존의 동맹관계를 강화하고 다른 지역 국가들과의 안보관계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최대 아시아 동맹국인 일본의 경우, 지난 2005년 이후 중국과의 양자관계를 안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특히 인도와 호주,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 (ASEAN) 국가들과의 안보관계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메데이로스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메데이로스 연구원은 또 "일본 국방 관계자들 사이에서 중국의 군사현대화에 대한 우려가 분명 커지고 있지만 군비지출에는 상대적으로 변동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경우, 중국과의 양자관계에서 '밀월기간'이 확실히 끝났다는 주장입니다. 메데이로스 연구원은 여러 요인들이 한-중 관계의 진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장기적 의도가 불확실하고 한국이 중국의 경제적 압력 등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메데이로스 연구원은 "중국이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진출하면서 중국과의 무역과 투자 면에서 경쟁에 대한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중국의 부상 속에서도 중국이 미국의 영향력을 대체하는 위기는 없다고 보고서는 진단했습니다.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최우선 안보협력국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그러나 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 중 어느 나라도 중국의 전략적 적대국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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