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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초점] 북한 조평통 성명, 대남 압박 공세의 일환인 듯


한반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국제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뉴스 초점 시간입니다. 이은경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오늘 나온 뉴스 중에 북한이 서해의 해상 경계선을 무효화 한다는 선언을 했다는 소식이 눈길을 끄는데, 그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답)네, 북한이 30일 남북간의 정치,군사적 합의와 서해상의 해상 경계선을 무효화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북한의 조국평화 통일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또 북한은 남북관계가 "불과 불, 철과 철이 맞부딪치는 전쟁 접경"까지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문)북한이 이런 성명을 낸 배경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조평통의 이번 성명은 지난 해부터 시작된 북한의 대남 압박 공세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개성공단을 압박한데 이어 지난 17일에는 '대남 전면 대결'을 선언했습니다. 이어 이번에는 서해상의 해상 경계선 무효화를 선언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재료를 조금씩 바꿔가면서 한국의 이명박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좀더 구체적으로, 북한이 이렇게 2년째 이명박 정부를 압박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아무래도 북한의 대남 압박 배경에는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불만'또는 '역정'이 자리 잡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 나온 성명을 읽어보면 북한은 이명박 대통령을 '역도''이명박 패당'으로 표현하고 있는데요. 이런 표현은 정상적인 국가의 공식 성명에서는 보기 힘든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평양의 김정일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화가 나있는 것같다고 관측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문)김정일 위원장이 왜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에게 화가 나 있는 것일까요?

답)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전임 노무현 대통령과 달리 북한에 고분고분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같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6년 10월에 핵실험을 실시했는데요.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이 '남북 기본 합의서' 위반으로 간주하고, 북한이 핵 폐기를 하지 않으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할 뜻을 없음을 시사했습니다. 한국이 북한에 원칙적인 입장을 보이자 평양이 대남 압박에 나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문)0기자, 북한 조평통의 대남 성명 얘기를 좀더 해볼까요. 북한이 이번에 남북간의 정치, 군사적 합의를 모두 무효화한다고 선언했는데요. 그러면 남북간에는 이제 아무런 합의나 규범이 없어진 것인가요?

답)꼭 그렇게 볼 수는 없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발표한 성명의 핵심은 남북간의 정치, 군사적 합의 특히 기본합의서의 해상 경계선 무효화입니다. 따라서 남북간에 합의된 경제협력 조항은 살아있다고 볼 수있구요. 또 북한은 기본합의서는 무효화 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6.15와 10.4선언은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6.15와 10.4 선언은 그대로 살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서해 해상 경계선의 1차적 근거인 정전협정도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문)그런데 한가지 궁금한 것은 북한이 기본합의서는 무효화 한다고 하면서, 왜 6.15 선언과 10.4 선언 무효화는 선언하지 않는 것일까요?

답)그것은 이 세가지 합의를 보는 평양의 시각과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1991년 채택된 남북기본합의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남한의 노태우 대통령과 합의한 것입니다. 반면 6.15와 10.4 선언은 김정일위원장이 남한 대통령과 합의한 것이구요. 따라서 6.15와 10.4 선언을 무효화 한다고 발표할 경우 김정일 위원장의 권위에 금이 간다고 평양은 생각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기본합의서만 무효화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문)북한의 그 같은 생각은 자신들이 평소 주장하던 김일성 주석에 대한 충성과 '유훈통치'에도 어긋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군요. 그런데 이렇게 기본합의서를 무효화하면 남북관계에 어떤 변화가 오게 됩니까?

답)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같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의 핵실험으로 남북기본합의서는 이미 사실상 사문화된 상태였습니다. 또 북한은 지난 1999년 서해 해상 경계선 무효화를 선언하고 새로운 해상 경계선을 발표 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자신들이 이미 무효라고 발표한 내용을 10년 만에 다시 무효화 한다고 되풀이 해서 발표한 것입니다.

문)혹시 서해에서 남북 교전이 또 발생하지 않을까요?

답)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습니다. 한국의 국방부는 이미 서해상 남북 교전에 대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북한의 연일 계속되는 대남 압박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답)기본적으로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핵폐기와 남북화해를 바라고 있습니다. 시차 문제 등으로 오바마 행정부는 아직 이 문제에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지만, 북한의 이 같은 대남 압박이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인식에 부정적인 인상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고 관측통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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