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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역, 대 중국 편중 현상 심화


북한은 28일로 열두 번째 ‘무역절’을 맞았습니다. 현재 북한의 수출은 지난 10년 간 10억 달러 고지를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는데요. 북한 무역의 현황과 문제점을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은 12년 전인 1997년 1월 ‘무역절’을 제정했습니다. 당시 극심한 식량난으로 인한 ‘고난의 행군’ 와중에 있던 북한 당국은 외화를 벌어들여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무역을 활성화 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수출 규모는 10년이 넘게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 1997년 북한의 수출액은 9억5백만 달러였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07년, 북한의 수출액은 9억2천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10년 간 10억 달러 고지를 넘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 삼성경제연구소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동용승 경제안보 팀장은 북한 무역의 가장 큰 문제점은 “팔 만한 상품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기간을 겪으면서 대부분의 공장과 기업소가 파괴돼 외국에 수출할 만한 물건이 없다는 것입니다.

과거 북한의 대외보험총국에서 근무하다 한국으로 망명한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무역을 제대로 못하는 이유가 또 있다고 말합니다. 외국에 물건을 팔려면 무역 일꾼들이 외국과 자유롭게 연락을 주고받는 것은 물론이고 외국에 나가 흥정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무역 일꾼이 외국에 나가려면 일일이 국가안전보위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WCK-TRADE-ACT2/// 보위부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무역회사가 외국과 거래를 하려면 달러나 엔화 같은 외화 자금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외화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직속 기관인 노동당 39호실과 38호실 등이 갖고 있을 뿐 일반 무역 회사들은 자금이 없어 수출과 수입을 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김광진 연구위원은 말합니다.

북한 무역의 또 다른 특징은 중국에 대한 편중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점입니다. 지난 1997년 북한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은 중국, 일본, 한국 순이었습니다. 당시 북한 무역에서 중국의 비중은 30% 였으며 일본이 23%, 한국이 14%였습니다.

그러나 최근들어 중국의 비중이 급격히 커지면서, 한국의 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현재 70%에 이릅니다. 외화가 필요한 북한은 중국에 석탄 광산을 비롯한 각종 광물 자원을 넘기고 있으며, 중국도 북한에 석유와 각종 기계류를 팔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측통들은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중국이 앞으로 북한경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오는 2012년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로 정하고 경제발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국 삼성경제연구소의 동용승 경제안보팀장은 북한이 진정 경제를 살리고 싶으면 경제체제를 수출 위주로 바꿔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국과 일본이 지난 60-70년대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고, 중국이 매년 10%가 넘는 고도 성장을 이루고 있는 것은 수출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북한도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한국과 일본 등지에 수출을 많이 해 외화를 벌어 이를 종자돈으로 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대외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북한 군부는 지난 연말 남북 합작사업인 개성공단을 폐쇄하겠다고 위협한 데 이어 지난 17일에는 한국을 겨냥해 ‘전면대결’을 선언했습니다.

북한의 경직된 대외정책은 일본과의 무역도 중단시켰습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일본인 납치 문제에 성의를 보이지 않자 지난 2006년부터 대북 제재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 결과 2억 달러에 달했던 북-일 간 무역은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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