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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하라 도쿄 도지사 북한 관련 발언 파문


일본 내 극우 보수파의 상징으로 꼽히는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 도지사가 북한 문제와 관련해 또다시 물의를 빚고 있다고 합니다. 어제 외신기자클럽 회견에서 “북한이 중국에 통합되는 것이 최선”이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는데요, 도쿄 현지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우선 이사하라 도지사의 발언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이시하라 도쿄도지사는 일본 내에서도 극우 보수 정치인 중 한 명인데요, 그는 어제 외신기자클럽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6자 회담은 북 핵 문제나 북한이 세계에 개방되도록 하는 데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면서 “중국이 북한을 통합하는 것이 북한 문제의 가장 쉬운 해결책”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그 것이 강경한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이 평화적으로 와해될 수 있는 길이며, 미국도 원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시하라 도지사는 “이미 북한에는 이와 유사한 잠재적 요인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면서 “중국은 이런 의견에 반대하지 않겠지만, 통일을 원하는 한국은 아마도 이에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중국의 일부로 통합되면 한국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서 “만약 한국이 이 의견에 동의한다면 북한이 와해돼 문명사회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시하라 도지사는 북 핵 문제와 관련해 상당히 강경한 발언을 했다지요.
그렇습니다. 이시하라 도지사는 북 핵 문제 해결 방식과 관련해 미국의 부시 행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그는 “부시 행정부의 외교 방식에 대해 이해 못하는 게 많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국은 리비아가 북한처럼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이유로 수도 트리폴리를 폭격했다. 그로 인해서 아이들이 죽는 비극도 있었지만, 그 조치가 리비아를 변화시켰다”면서 “북한을 다루는 데는 좀더 적극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도 강경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입니다.

진행자: 한국 입장에서 보면 이시하라 도지사의 발언은 ‘망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시하라 도지사가 그런 망언을 한 것이 처음은 아니죠.

그렇습니다. 그는 그동안도 한반도 정세나 역사 문제와 관련해서 잇따라 망언을 해왔던 사람인데요, 그는 지난 해 2월에는 AFP통신과의 회견에서 “일본으로 인해 아시아 국가들이 식민지에서 해방됐다”면서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것을 도리어 고마워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의 핵 개발 등 도발적인 사태는 잠자는 일본인을 깨워주고 있다”면서 일본의 군비 확장을 촉구해 왔구요, 2004년 자위대 기념식에서는 외국인을 겨냥해서 “제3국인들의 흉악범죄가 일본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말해서 국제적인 비난을 사기도 했습니다.

소설가 출신의 극단적 보수 정치인인 이시하라 씨는 1999년 처음 도쿄 도지사에 선출됐는데요, 재임기간 중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인 발언을 계속하는가 하면 일본의 재무장 등 보수층을 자극하는 논리를 적극적으로 펼쳐왔습니다. 그는 2001년 중학교 역사교과서 파문 때는 우익단체인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상식을 벗어난 망언으로 파문을 자주 일으켰지만 재작년 4월 지방선거에서 51%의 득표율로 도쿄도 지사 3선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보수층의 투터운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좀 다른 소식인데요, 북한이 마약 밀수 혐의로 5년 이상 억류하던 일본인을 석방하고, 요도호 납치범 자녀를 일본에 귀국시켰다고요.
그렇습니다. 북한이 마약 밀수 혐의로 붙잡아서 5년 이상 억류하고 있던 일본인을 어제 석방했습니다.마약 밀수를 시도했다는 혐의로 지난 2003년 10월 북한의 억류됐던 전 일본 엔터프라이즈주식회사 부장 사와다 요시아키가 북한을 출국해서 일본으로 돌아왔습니다.북한은 억류 당시 사와다 씨가 북한인에게 제3국에서 마약을 입수케 한 뒤애 만경봉호를 이용해서 일본으로 밀수를 시도했다고 밝혔는데요, 일본 언론들은 당시에 사와다 씨가 야쿠자 조직원이라고 보도했습니다.이듬해 일본 외무성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서 송환을 요구했지만 성사되지 않다가 북한 당국이 어제 석방한 것입니다.

북한은 또 1970년 일본 민항기 요도호를 납치한 뒤에 북한에 머물고 있는 적군파 와카바야시 모리아키(61)씨의 차남(14)도 어제 중국 베이징을 통해 일본으로 귀국시켰습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어제 오후 5시50분 일본 간사이 국제공항에 와카바야시 군이 도착했는데요, 이로써 2001년부터 일본 정부가 추진해온 시작된 요도호 납치범 자녀의 귀국은 완료가 됐습니다.하지만 북한에 여전히 요도호 납치범 4명과 그들의 처 2명이 남아 있는데요, 일본 정부는 그들의 송환도 계속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북한과 일본은 북 핵 문제와 일본인 납치 문제로 인해서 냉각관계였는데요, 이번에 북한 당국이 억류 일본인 등을 귀국시킨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이번 조치에 대해 일부에서는 북한이 북-일 관계 개선을 위해 상징적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물론 마약 밀수 협의로 억류됐던 사와다 씨의 경우 건강이 최근 악화돼서 그가 북한에서 숨질 경우 쏟아질 국제사회의 비난을 면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같은 조치를 통해서 북한이 외국인의 인권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오는 20일 출범하는 미국 오바마 차기 정부와 국제사회에 이미지 개선을 꾀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는 분석 입니다.

북한의 중앙통신도 그와 관련해 “우리 공화국 해당기관은 사와다를 인도주의적으로 대해 주었으며, 혐의자의 귀국 희망과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관대하게 처분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이같은 분위기라면 지난 해 8월 이후 중단된 북한과 일본의 직접 대화도 조만간 다시 시작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희망적인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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