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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한의 대남 비방은 남북합의 위반”


새해 초부터 남북한 간 갈등이 불거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일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한국 측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데 이어 어제도 강도 높은 대남 비난 공세를 펼쳤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도 정면 반박하고 나서는 등 연초부터 남북 간 긴장 국면이 고조되는 분위기입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김규환 기자를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1) 북한 당국이 새해들어 연일 대남 비난 공세를 펼치고 있는 데 대해 한국 정부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구요?

네,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는 오늘 북한이 신년 공동사설 등을 통해 연일 한국 정부를 비난한 것은 남북 간 합의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대남 비방 중단을 다시 한번 촉구했습니다.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입니다.

"북한이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서도 우리 당국에 대해서 원색적으로 비난을 한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에게 여러 가지 선전선동을 하고 그러한 문구가 있는데 이것은 상호내정을 간섭하지 않기로 한 남북 간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김 대변인은 또 "북한은 한국사회의 내부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를 중단하고, 진정한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와야 할 것"이라며 "한국은 언제라도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북한에 대해 할 말은 많지만 참고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2) 대남 비난 공세가 남북 간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지적한 한국 정부의 근거는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전해주시죠?

네, 한국 정부는 남북 간 합의서를 그 근거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은 남북기본합의서의 부속합의서인 `남북화해에 관한 합의서'에는 `남북은 상대방의 법 질서와 당국의 시책에 대해 간섭하지 않는다'는 문구와 `남과 북은 상대방의 특정에 대한 지명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특히 10·4 선언도 `남과 북은 내부 문제에 간섭하지 않으며, 남북관계 문제들을 화해와 협력, 통일에 부합되게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는 문구를 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3) 북한 당국이 새해 벽두부터 각종 언론매체를 동원해 한국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방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네,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4일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31일 통일·외교·안보 관련 부처 업무보고를 받을 때 한 대북정책 발언들을 일일이 지목해 "동족대결 책동을 보다 강화하려는 속셈을 드러내놓은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 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이 작년 남북관계를 `조정기간'으로 평가한 것에 대해 지난 해 남북관계는 "총체적인 파국"이었는데 "이 것을 `조정'이라고 한다면 앞으로 북남관계를 어떻게 뜯어고치겠다는 것"이냐며 "북남관계를 지금보다 더 악화"시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명박 정부의 주요 정책들에 대한 시민사회 단체 등의 반대 시위 등을 전하며 이명박 정부가 "사실상 물 위에 뜬 기름 신세"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언론의 이같은 논조는 김정일 위원장의 신년사격인 신년 공동사설이 제시한 대남정책의 기조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앞서 1일 북한 당국은 신년 공동사설에서 한국 정부를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전면부정하고 파쇼독재 시대를 되살리며 북남 대결에 미쳐 날뛰는 남조선 집권 세력"이라고 지칭하고, 한국 주민들의 반정부 투쟁을 선동했습니다.

(진행자 4) 북한 측의 이런 태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북한 전문가들은 새해 북미관계와 북 핵 6자회담의 진전 상황, 북한의 내부 사정 등 대내외 변수가 남북대화 재개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는 한 남북관계는 계속 냉각기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한국 측의 대북 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으로서의 참여, 그리고 대통령의 통일 관련 발언이 자극제가 돼 북한의 대남 압박 조치가 더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남과 북이 서로 상대방 정책이 잘못이라며 상대방의 양보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타협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특히 남북 대결 구도가 심화되면 경제적, 안보적 손실을 감수하는 것은 물론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교류 현안도 상당기간 방치될 수 밖에 없어 남북 경색 심화에 대한 우려감은 증폭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5) 한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올해 공개 활동으로 잇따라 군부대를 시찰했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새해들어 연일 군부대 시찰에 나서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위원장이 북한 군 포병사령부 산하 제1489군부대를 방문해 포사격 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위원장이 새해 첫 공개 활동으로 북한군 '근위서울 류경수 제105탱크사단'을 시찰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은 김정일 위원장이 신년 첫 공개 활동으로 군부대를 방문한 것은 1995년 이후 처음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김규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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