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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태도변화 기다릴 것” 이명박 대통령 신년사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대북정책과 관련, "원칙을 지키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북한이 어제 신년 공동사설에서 한국 정부가 6·15 선언과 10·4 선언을 부정하고 남북대결을 조장하고 있다며 맹비난한 가운데 나온 것인데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북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김규환 기자를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1) 먼저, 오늘 발표된 이명박 한국 대통령의 신년사에서 대북정책과 관련해 어떤 내용이 언급됐는지 전해주시죠?

(서울)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 2년차 대북정책 구상으로 `원칙을 지키며 북의 태도 변화를 기다린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북한도 이제 시대의 변화를 읽고 우리와 함께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저는 언제라도 북한과 대화하고 동반자로서 협력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북한은 이제 더 이상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구태를 벗고 협력의 자세로 나와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언급은 이틀 전 통일부 업무보고 때 했던 발언의 기조와 일치하는 것입니다.

(진행자 2) 이명박 대통령의 이틀 전 발언이 어떤 것이었는지 다시 한번 전해주시죠.

(서울) 이명박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을 것이고, 남북의 공생공영을 위한 근본적 전략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에서 남북관계는 1~2년 안에 해결한다는 근시안적 판단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지난 1년 동안 남북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조정기를 보냈고, 일관성과 원칙을 갖고 의연하게 대처해 왔다며, 남북관계를 어설프게 시작해 돌이키기 힘들게 만드는 것 보다는 어렵지만 제대로 시작해 튼튼한 남북관계를 쌓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3) 아명박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떻게 풀이하고 있습니까?

(서울) 이 대통령의 신년사는 점진적인 북한의 변화를 상정한 가운데 비합리적 대남 태도를 수용해가며 남북관계를 관리해온 과거 정부의 접근법을 따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즉, 국가 재정을 투입해 남북 교류협력을 추진하면서도 북한 결정에 의해 중단될 것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탈피, 돌이키기 어려운 남북관계를 만들어 보겠다는 뜻을 피력한 셈입니다.

한 북한 전문가는 "남북관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대증적 처방식으로 남북관계를 복원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라며 "북한과 상생.공영할 의지가 있지만 최소한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등의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는 한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한국이 먼저 구체적인 회담을 제의하거나 대북 지원 카드를 빼들 가능성은 새해 들어서도 높지 않다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진행자 4) 이에 대한 야당인 민주당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서울)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사와 관련해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진지하고 전향적 검토 없이 북한의 책임만을 운운하고 있다."면서 "6·15와 10·4언에 대해 언급조차도 하지 않아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남북관계를 위한 문제 해결의 단초도 마련하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행자 5) 김하중 한국 통일부 장관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오늘 시무식에서 남북관계에 대해 언급했다지요. 어떤 내용입니까?

(서울) 김하중 통일장관과 유명환 외교장관은 오늘 한결같이 새해를 맞아 '우보천리'(즉,소의 걸음으로 느릿느릿 천리를 간다)로 정했습니다. 이 말은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사와 같은 맥락으로 읽혀집니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새해에는 군사분계선 통행 제한 등을 철회해 원래대로 되돌리길 기대하며 국가원수에 대한 비난 등 모든 비난도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장관은 이어 남북관계나 통일업무 과정에서 때로 앞으로 갈 길이 보이지 않을 때가 많지만 좌절하거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며 우보천리란 말이 있듯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한 걸음씩 나가다 보면 새로운 희망이 찾아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유명환 외교장관도 "북한 정세의 불확실성 속에서 북 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조속히 6자회담이 재개되고 검증 및 핵 폐기 단계를 논의해야 한다."면서 '우보천리를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김규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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