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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멕시코 '마약과의 전쟁'에 예산, 장비 지원


미국이 멕시코를 통해 밀수되는 마약으로 인해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 에 나선 멕시코 정부를 돕기 위해 예산과 장비를 제공하기 시작했는데요. 최원기 기자와 함께 멕시코의 마약 실태를 알아봅니다.

문) 미국이 남미산 마약으로 골치를 앓아온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닌데요, 도대체 미국에 흘러 들어 오는 마약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답) 전문가들에 따르면 남미에서 미국으로 밀반입되는 코카인 등 마약의 80% 이상이 콜롬비아와 페루 등에서 제조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제조된 코카인 중 60%가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흘러 들어 온다고 합니다. 미국으로 밀반입 되는 마약 규모는 한 해 3백50t정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문) 한 해에 밀수되는 마약이 3백50t 이나 된다니 대단한 양인데요. 수십억 달러어치가 되겠군요. 그런데 마약 대부분이 멕시코 국경을 통해 들어오니, 국경을 강화해서 마약을 막자는 그런 얘긴가요?

답) 그렇습니다. 현재 멕시코는 남미산 마약의 중간유통 기지가 됐습니다. 콜롬비아에서 생산된 코카인은 육로를 통해 멕시코의 마피아 등 범죄조직에 넘겨진 다음에 온갖 경로를 통해 다시 미국으로 흘러 들어오고 있습니다. 멕시코 범죄조직은 마약을 미국에 밀반입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잠수함을 동원해 마약을 밀반입하려 한 적도 있습니다.

문) 아니, 범죄조직이 잠수함을 이용해 마약을 실어 나르고 있다구요?

답) 네, 지난 7월 중순에 일어난 사건인데요. 멕시코의 한 범죄조직은 길이 10m크기의 해저관광용 잠수함을 개조해 마약을 미국으로 실어 나르다 미국과 멕시코 당국의 합동작전으로 적발됐습니다. 적발 당시 이 잠수함에는 마약이 6t이나 실려있었다고 합니다.

문) 한국 속담에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 있지만 멕시코 범죄조직도 보통이 아니군요. 잠수함까지 동원해 마약을 실어 나르다니요. 그런데 미국은 이 마약 밀수를 어떻게 막겠다는 것입니까?

답) 미국 정부는 멕시코에서 흘러 들어오는 마약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 2007년에 '메르디 계획'이라는 것을 세웠습니다. 멕시코 정부와 협력해 마약이 미국으로 밀반입되는 것을 차단하자는 것인데요. 이를 위해 미국은 멕시코 정부에 총 4억 달러를 제공해 폭발물 탐지 장비와 지문, 여권 감식기 등을 구입하도록 했습니다. 또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는 멕시코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예산과 헬리콥터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문) 마약을 뿌리 뽑으려면 국경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마약을 판매하는 범죄조직을 소탕해야 할 텐데요.

답) 그렇습니다. 멕시코의 펠리프 칼데론 대통령은 지난 2006년 취임한 이래 3만 명의 군 병력과 경찰을 동원해 마약과의 전쟁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난 2년 간 사살된 마약 범죄 조직원은 1천7백 명에 이릅니다. 그러나 멕시코의 마약 범죄조직들도 만만치 않아서 최근에는 멕시코 정부군과 경찰, 그리고 공무원들을 겨냥해 암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 범죄조직이 경찰과 정부군을 공격하고 있다니, 저항이 상당한 것 같은데, 저항 정도가 어느 정도입니까?

답) 멕시코 정부군이 '마약과의 전쟁'에 나서자 범죄조직도 보복 공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멕시코 남부 도시인 '칠판친코'에서 끔직한 사건이 벌어졌는데요. 백주 대낮 길거리에 목이 잘린 정부군 병사의 시체가 내걸린 것입니다. 그리고 시체 옆에는 '정부군이 우리 조직원을 한 명 죽일 때마다 우리는 정부군을 10명씩 죽이겠다'는 글씨가 써 있었다고 합니다. 정부군이 범죄조직원을 사살하자 조직원도 정부군을 죽여서 시위를 벌인 것입니다.

문) 참 끔찍한 얘기인데요. 지금까지 얘기를 종합해보면 '마약과의 전쟁'이 쉽사리 끝날 것 같지 않군요?

답) 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남미에서 1 kg에 1천 달러인 마약이 미국에 밀반입되면 7만 달러에 팔린다고 합니다. 마약 장사가 70배가 남는 장사라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좋은 수익률을 내는 돈벌이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기 힘듭니다. 게다가 멕시코의 마약 조직은 평소 경찰과 공무원에 수백만 달러씩 뇌물을 바치며 포섭해 놨다고 합니다. 따라서 멕시코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벌인다고는 하지만 멕시코를 통한 마약 밀수가 완전 근절되기는 힘들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사회) 지금까지 멕시코의 마약 실태를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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