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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무가베, 28년째 독재정치


아프리카 남부 짐바브웨에서는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의 독재정치가 28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이 나라 국민들은 식량난과 콜레라 등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지만, 최고 지도자인 독재자 무가베 대통령은 측근들과 호화로운 잔치를 벌이고 있어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문) 최원기 기자, 먼저 짐바브웨가 어떤 나라인지 설명해주시죠.

답) 짐바브웨는 아프리카 남부에 있는 나라인데요. 국토 면적은 한반도의 2배에 달하지만 인구는 1천2백만에 불과합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3백 달러 정도구요. 전체 인구 중 40%가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평균 수명이 39살 밖에 안됩니다.

문) 한국인들이 평균적으로 79살까지 사는 것을 감안하면 짐바브웨 사람들은 한국인의 절반 밖에 못사는 것이군요. 경제 사정이 진짜 나쁜 모양입니다. 그런데 최근 짐바브웨 사람들은 콜레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구요?

답)그렇습니다. 최근 짐바브웨에서는 전염병인 콜레라가 창궐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유엔 기구인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짐바브웨에서는 지난 8월 콜레라가 발생한 이래 2만 명 이상이 감염되고 사망자가 1천1백 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의 최고 지도자인 무가베 대통령은 '콜레라는 없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콜레라로 죽은 사람이 1천 명이나 되는데 '콜레라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얘기인데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답) 지난 8월에 짐바브웨에서 콜레라가 발생하자 유엔과 서방국가들은 무가베 대통령에게 빨리 방역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무가베는 당시 '콜레라는 없다'고 하더니 최근에는 말을 바꿔 "영국을 비롯한 서방세계가 콜레라 등 세균전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무가베 대통령은 국민들은 콜레라로 죽어가고 있는데 자신은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문) 국민들이 식량 부족과 콜레라로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호화 잔치라는 게 무슨 얘기인지요?

답)무가베 대통령은 지난 1980년에 권력을 잡았으니까, 28년째 짐바브웨를 장기통치하는 독재자인데요. 공산주의자인 무가베는 최근 자신의 추종자 5천 명과 함께 호화판 잔치를 열었습니다.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이 전한 바에 따르면 무가베는 4일 간 잔치를 벌렸는데요. 무가베와 그 추종자들은 이 잔치에서 소 1백24마리, 양 81마리, 돼지 18마리를 해치웠다고 합니다.

문) 이런 독재자에 대해 이 나라의 야당과 국민들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까?

답)짐바브웨에서는 지난 3월 대통령 선거가 실시됐었는데요, 이 선거에서 대다수 국민들은 야당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그러나 무가베는 야당 후보가 당선에 필요한 과반수를 얻지 못했다며 결선투표를 결정한 뒤, 돈을 뿌려 유권자들을 매수하거나 야당 지지자들을 탄압하는 등 온갖 부정을 저질렀습니다. 이렇게 해서 6월에 실시된 결선투표를 통해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대통령으로 선포하고 취임식을 강행했습니다.

짐바브웨의 야당과 민주적인 시민들은 최근 무가베 대통령의 퇴진과 정치개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러자 무가베의 조종을 받는 경찰은 이들을 몽둥이로 마구 구타하는 것은 물론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을 체포해 감옥에 가뒀다고 합니다.

문)짐바브웨 국민들만의 힘으로는 무가베를 몰아낼 수 없을 것 같은데, 국제사회는 무가베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까?

답) 미국과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짐바브웨의 비참한 현실에 유감을 표하면서 무가베가 하루 빨리 퇴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 8일 "무가베 정권은 이제 그만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도 같은 날 파리에서 "무가베는 국민을 인질로 붙잡고 있다"며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이밖에 유럽연합 27개국 외무장관들도 최근 무가베는 물론이고 무가베 정권의 관료 11명을 '유럽 입국 금지자' 명단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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