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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콜레라 급속 확산


아프리카의 짐바브웨에서 최근 콜레라로 인한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유미정 기자와 함께 짐바브웨의 콜레라 확산 사태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유미정 기자, 짐바브웨가 전국을 강타한 콜레라 사태로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한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상황이 얼마나 심각합니까?

기자: 네, 지난 11일 유엔인도주의조정국, OCHA의 발표에 따르면 짐바브웨에서 콜레라가 발생한 지난 8월 이래 지난 10일까지 7백 38명이 숨지고, 감염 의심 사례도 1만 6천 4백 3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OCHA에 따르면 수도 하라레의 경우 지금까지 1백 99명이 숨지고 감염 의심 사례도 8천 42건에 달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콜레라는 어떤 질병입니까?

기자: 네, 콜레라는 물을 통해 전염되는 강한 수인성 질병인데요, 아프리카 등 적도지방에서 흔히 나타납니다. 주로 위생시설과 환경위생이 열악한 지역에서 발생하는데요, 오염된 식수나 음식, 어패류를 먹은 뒤에 감염됩니다. 감염이 되면 설사와 탈수 증세를 일으키는데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콜레라 방지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오염된 음식이나 식수 섭취를 금하는 것인데요, 음식물을 위생적으로 취급하고, 물과 음식을 철저히 끓이거나 익혀서 먹어야 합니다.

진행자: 그러면 수인성 전염병인 콜레라가 확산되는 주 이유는 짐바브웨의 식수 공급체계의 문제 때문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짐바브웨에 콜레라가 창궐하고 있는 것은 턱없이 부족한 상·하수 시설 때문입니다. 짐바브웨 주민들은 오염된 우물과 냇물을 마시고 있어 콜레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인데요, 영국의 BBC 방송은 지난 10일 수도 하라레의 개천에서는 악취를 풍기는 오수가 흐르고, 수백 가구가 이용해 온 공중화장실이 고장난 지 오래라고 보도했습니다. 게다가 만성적인 경제난으로 취약해진 보건의료 체계도 문제인데요, 콜레라는 수액만 제때 공급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병이지만 병원들에는 의료기구와 약품이 크게 부족해 시간이 갈수록 문을 닫는 병원들이 늘고 있습니다.

진행자: 콜레라는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라고 앞서 말씀하셨는데, 콜레라가 짐바브웨 주변국까지 확산되는 기미는 없습니까?

기자:네, 현재 콜레라가 짐바브웨 주변국으로 번지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짐바브웨에 인접한 벰베(Vhembe) 전 지역을 콜레라 재난지역으로 선포했습니다. 이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9명의 콜레라 사망자가 발생했는데요, 콜레라에 감염된 짐바브웨인들이 자국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자 아프리카에서 보건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져 있는 남아공으로 건너간 때문인데요, 그 밖에 모잠비크에서도 2백78명이 콜레라에 감염돼 9명이 숨졌고, 보츠와나에서도 2건의 감염 사례가 접수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짐바브웨 당국은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콜레라 사태가 이미 진정이 됐다며, 눈가리고 아웅식의 대응을 보이고 있어서 국제적인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무가베 대통령은 이어 서구 사회가 콜레라를 구실로 짐바브웨 정권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고 오히려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열린 한 국가 장례식에서 행한 무가베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시죠.

무가베 대통령은 콜레라 때문에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는 군사적 개입을 원하고 있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그리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도 군사적 개입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반기문 유엔 사문총장은 "콜레라로 짐바브웨의 인도주의적 상황이 심각하게 혼란을 겪고 있다"며, "짐바브웨 지도자는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는 기존의 4백 60만 달러에 더해 추가로 6백 20만 달러를 짐바브웨에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USAID는 지원금 외에 위생 전문가들도 짐바브웨에 파견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 역시 지난 2일 짐바브웨 인구의 70%에 해당하는 분량의 의약품을 마련하고 식수 공급과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한 특별 대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짐바브웨는 천문학적인 인플레이션과 27년 간의 장기 독재로 정치혼란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콜레라 사태까지 발생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짐바브웨의 현 정치, 경제 상황을 간단히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198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짐바브웨 정부는 지난 2000년 현지인들에게 재분배한다는 취지에서 식민지 시절 백인들의 농장을 몰수했습니다. 하지만 농업기술이 뒤떨어져 생산이 감소했고, 이어서 2002년 서방의 경제봉쇄가 시작되면서 경제는 급속도로 악화돼 왔습니다. 27년 동안 짐바브웨를 철권 통치하고 있는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올 3월과 6월 치러진 대선 1, 2차 투표를 폭력과 부정선거로 마무리하고 국제적인 비난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취임을 강행했습니다. 무가베의 사임을 요구하는 야당과 국민들의 반발로 짐바브웨의 정국 혼란을 계속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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