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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연방법원 심리 들어간 캘리포니아 주 교도소 과밀화 문제


미국 내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현재 미국에는 교도소에 수감자 수가 너무 많아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전체의 수감자 수는 230만 명으로, 인구 10만명 당 750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죠? 특히 미국에서 가장 큰 주인 캘리포니아 주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최근 연방법원이 이 캘리포니아 주 교도소의 수감자수 문제를 놓고 심리에 들어갔죠?

(답) 네, 그동안 인권단체들이 캘리포니아 주 교도소에 너무 많은 죄수들이 갇혀 있어서, 이런 상황이 수감자들이 가지는 헌법상의 권리, 즉 죄수들도 감옥 안에서 적절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한다고 소송을 제기한 바 있죠? 이에 연방법원이 3명의 특별판사를 임명해 이 문제에 대한 심리에 들어갔습니다.

(문)그런데 이 캘리포니아 주 교도소의 과밀화 문제, 얼마나 심각한가요?

(답) 현재 캘리포니아에는 모두 33개의 주립 교도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교도소가 수용할 수 있는 적정한 수감자수는 10만명 정돕니다. 그런데 현재 수감되어 있는 인원은 약 15만 6천명에 달하죠. 통계를 보니까 지난 1995년부터 지금까지 캘리포니아 주의 수감자 수가 30% 증가했다고 하네요.

(문) 적정 수요인원에 비해 너무 많은 숫자군요?

(답) 그렇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많으니까, 생활 환경도 물론 나쁘겠죠? 예를 들면 전체 수감자 중 약 1만 4천명 정도가 감방이 아닌 교도소 체육관이나 강의실에서 사는데요, 이들은 보통 3층 침대에서 잔다고 합니다. 또 목욕시설이 턱없이 부족해서 쓰레기통에 물을 받아 놓고 그 물로 목욕을 하기도 한다는 군요. 교도관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 죄수들이 사는 공간의 평균 면적이 6 스퀘어 피트, 평수로는 약 0.16평이라고 합니다. 0.16평이면 아주 좁은 면적이죠?

(문) 한정된 공간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 특히 죄수들이 모여있다면, 그 안에서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을 텐데요?

(답) 물론입니다. 이런 좁은 면적에서 죄수들이 부대끼면서 살다 보니까, 폭력행위가 많이 일어나고요, 질병도 많이 퍼진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이라 만일 죄수들이 아프면 치료를 받기도 힘들다고 하네요. 조사에 따르면 교도소 안에서 일반적인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보통 4시간씩 기다려야 하고요, 특히 정신과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1년은 기다려야 한답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려면 1년을 기다린다니, 감옥 안에서 정신적인 압박을 견디지 못하는 죄수들의 자살이 심각한데요, 캘리포니아 주 죄수들의 자살율은 전국 평균의 두 배라고 합니다.

(문) 이렇게 캘리포니아 주의 감옥이 죄수들로 넘쳐나게 된 이유는 뭔가요?

(답) 캘리포니아 주에 수감자 수가 이렇게 늘어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몇몇 이유를 살펴 보면 먼저 캘리포니아 주는 지난 1970년대부터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는 지난 30년 동안 약 1천개에 달하는 항목을 중범죄로 추가 분류했습니다. 이 말은 만일 죄를 지으면 예전 같으면 경범죄로 분류돼서, 집행유예를 받거나 아니면 짧은 징역형을 살던 것이 이제는 중범죄로 분류돼 아주 긴 시간을 감옥에서 보내야 한다는 그런 뜻입니다. 중범죄 중에서 특히 마약사범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 것이 눈에 띄는데요, 예전 같으면 마약교정시설로 보내지거나, 아니면 비교적 짧은 기간을 복역한 후에 석방되던 마약사범들에게도 긴 징역형이 내려졌죠. 이외에도 교도소가 수감자들로 넘쳐나게 한 일등 공신 중에 하나가 바로 그 유명한 'THREE STRIKES OUT' 법입니다. '삼진 아웃'법이라고도 하죠? 이 법은 무슨 죄를 짓든 세번째 범죄를 저지르면 25년 형 이상을 선고하는 그런 무시무시한 법입니다. 원래 취지는 범죄를 줄이자는 것이었는데, 현재는 교도소에 사람이 넘쳐나게 한 원인으로 지목받기도 하는 그런 법이죠?

(문) 자,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측은 어떤 주장을 펴고 있나요?

(답) 간단합니다. 교도소 내 수감인원을 줄여서 수감 환경을 개선하라는 요구입니다. 이번 재판에 수감자들을 대표해 참가한 마이클 비엔 변호사와 인권단체들은 캘리포니아 주가 현재 수감자 수 156,300명을 11만 명으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비엔 변호사 측은 또 현재 주립 교도소의 반 이상이 5천 명 이상을 수용하고 있고, 9개 교도소는 4천 명을 수용하고 있는데, 교도소 당 적정 수감자 수를 3천 3백 명으로 제한하라고 요구하고 있죠? 추가로 이들은 수감자들이 적절한 의료혜택을 받기 위해서 80억 달러를 들여 7개의 일반 진료와 정신치료 시설을 건설해 줄 것을 캘리포니아 주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 자, 이런 인권단체들의 주장에 대해 캘리포니아 주 어떤 대응을 하고 있습니까?

(답) 캘리포니아 주 정부 측, 현재 수감자들을 타 주로 옮기고, 교도소 내 의료 체계에 많은 돈을 쓰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지로, 캘리포니아 주 교정당국은 수감자 6천명을 타 주에 있는 사설 교도소로 이감했고요, 수감자 1만 1천명은 주 내 사설 교도소나 기타 교정시설로 옮겼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이런 노력도 아직까지는 큰 효과를 보고 있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캘리포니아 주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돈입니다. 돈이 들어가는 많은 항목 중에서 특히 죄수들에 대한 의료비용을 예로 들면, 이 액수가 엄청나게 늘어난 게 사실입니다. 캘리포니아 주는 죄수들을 치료하는데 올해에만 22억 달러를 썼다고 하는데요, 이 금액은 지난 1995년 이후 550%가 늘어난 액수라고 합니다. 주 재무국의 집계에 따르면 죄수 일인 당 의료비용이 지난 1995년에 연 2천 7백 달러 정도였는데, 올해엔 13,788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의료비용은 많이 늘었는데, 죄수들이 의료혜택을 받기가 힘들다고 하니 좀 이상하죠? 여하튼 현재 112억 달러의 적자를 보면서 공무원들 월급 주기도 빠듯한 캘리포니아 주가 교도소 환경 개선에 쓸 돈을 마련할 길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문) 만일 법원이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교도소 시설 환경 개선을 명령하면 캘리포니아 주는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나요?

(답) 현재 미국 안에서 이 문제를 둘러싸고 가장 논쟁이 되는 점이 바로 이 점입니다. 가장 손쉽게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일정 기간 복역한 죄수들을 석방하는 거죠? 이런 조치가 취해지면 형기를 채우지 않은 죄수들 약 5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겁니다.이런 조치에 대해선 주정부와 교정당국은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렇게 많은 죄수들이 석방된다면, 공공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얘기죠? 실지로 슈와제네거 캘리포니아주 주지사와 공화당 주 의원들은 만일 재판에서 패한다면 바로 항소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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