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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정부군 반군 소탕작전 강화


인도 남동부에 위치한 인구 2천 만의 작은 섬나라 스리랑카에서는 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전투가 25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양측의 전투 과정에서 사망한 사람만 7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스리랑카 정부군은 최근 반군 소탕을 위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이연철 기자, 최근 스리랑카 정부군이 반군의 최후 거점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지요. 먼저 이 소식부터 정리해 주시죠?

이= 네, 스리랑카 국방부는 일요일인 지난 23일 북부 지역의 반군 방어선을 뚫고 반군 임시 수도인 킬리노치치의 여러 반군 시설들을 공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적어도 27명의 정부군이 사망하고 70명이 부상했습니다. 또 수 십 명이 실종됐다고 국방부는 밝혔습니다. 스리랑카 국방부는 반군의 무선연락을 도청한 결과 반군 측에서도 1백20명이 사망하고 80명이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반군 측은 친 반군 웹사이트를 통해 정부군 사망자가 43명,부상자가 70명 이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 스리랑카에서 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전투가 시작된 것은 25년 전인 1983년부터 인데요, 양측이 이처럼 치열하게 싸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스리랑카 내전은 전체 인구 약 2천 1백만 명 가운데 74%를 차지하는 싱할리 족과 소수민족인 약 3백만 명의 타밀 족 간의 민족분쟁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타밀 족의 근거지인 스리랑카 북부 자프나 반도는 11세기 이후

타밀 족에 의해 지배돼 왔지만, 1815년 이 곳을 점령한 영국이 싱할리 족의 지배권을 인정하면서 불행이 시작됐습니다. 1948년 독립한 스리랑카 정부는 타밀 족에 대한 민족차별 정책을 실시했고, 1970년대에 경제개혁을 단행하면서 타밀 족의 토지를 몰수했습니다. 이에 반발한 타밀 족은 1972년에 무장 게릴라단체인 '타밀 새 호랑이'를 결성해 저항했는데요, 나중에 이 단체는 '타밀 엘렘 해방 호랑이'(LTTE)로 발전했습니다. 1983년 자프나 반도에서 스리랑카 경찰관 13명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수 백 명의 타밀 족이 학살되고 수 천 명이 고향에서 쫓겨나면서 LTTE 반군의 본격적인 무장 독립투쟁이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 그 이후 지금까지 스리랑카 주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당하고 있죠?

이= 그렇습니다. 내전이 본격화된 1983년부터 오늘날까지 7만 명 이상의 사망자와 2백만 명에 이르는 난민이 발생했고, 수 많은 인권유린 사태가 보고되는 등 스리랑카 내전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잔혹하고 폭력적인 분쟁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 군과 반군 간의 전투에 정규전, 게릴라전, 폭탄 테러 등 다양하고 잔인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어 인명 피해가 크고, 주민들에 대한 엄격한 통제가 수반돼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 지난 2002년에는 국제사회의 중재 아래 휴전 협정이 체결되지 않았습니까?

이= 그렇습니다. 지난 2002년에 노르웨이의 중재로 6년 기한의 휴전협정이 체결됐습니다. 하지만 휴전 기간 중에도 전투는 끊이지 않았고, 2005년 12월 이후에는 그마저도 사실상 사문화되고 말았습니다. 양측은 2006년 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평화협상을 다시 재개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특히, 2005년 11월 선거에서 강경파 정부가 탄생하면서 휴전을 파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요, 공교롭게도 이 시기부터 폭력 사태가 급증했습니다. 아울러, 반군의 분열과 반군 협상대표들의 잇따른 죽음도 휴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진행자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름 뿐이기는 하지만 휴전이 유지돼 왔는데요, 올해 초 정부군은 휴전협정 파기를 공식 선언하고 반군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나섰다죠?

이= 그렇습니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1월 초 휴전협정의 종료를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반군의 지배 아래 있는 지역을 탈환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전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군의 세력 약화로 반군 소탕이 멀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지난 7월에는 반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 동부전선의 반군 기지를 13년 만에 되찾고 반군을 국토 북쪽 끝으로 몰아 붙였습니다. 최근에는 반군의 마지막 거점인 킬리노치치에 대한 공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미 라자팍세 대통령은 2009년 1월까지 반군에 대한 공세를 마무리 짓겠다고 장담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하듯 스리랑카의 2009년도 국방예산도 대폭 증액됐습니다. 하지만, 반군 측도 결사항전을 다짐하고 있어 양측 간의 충돌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 그 같은 우려 때문에 스리랑카의 타밀 족 난민들이 이미 인도로 몰려들고 있다구요?

이= 그렇습니다. 최근 인도 언론들에 따르며, 25년 간의 내전을 종식하겠다며 대대적인 공세에 나선 정부군과 타밀 반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재개되자 스리랑카 북부에서 목숨을 걸고 탈출한 난민들이 탄 배가 인도에 속속 도착하고 있습니다. 피난민들은 한층 치열해진 전투로 국제 원조단체들의 지원마저 끊기면서 생명에 위협을 느껴 인도행 배에 몸을 실었다며, 그 곳에서는 음식은 말할 것도 없고 마실 물과 갓난 아기에게 줄 분유조차 없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원조 단체들마저 자신들의 제공한 물품이 난민을 거쳐 반군 수중에 들어갈 것을 우려해 지원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인도 정부 관리들은 이처럼 난민 탈출 행렬이 느는 것은 그만큼 내전이 격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정부군이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난민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 지금까지 이연철 기자와 함께 스리랑카에서 정부군이 반군 소탕을 위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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