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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대지진 대비 훈련하는 캘리포니아 주


미국에서 벌어지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이 자리에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김정우 기자, 지난 주 캘리포니아주에서는 5백만명이 참여한 지진 대비 훈련이 벌어졌죠? 미국에서는 보기 힘든 특별한 훈련이 아니었나 생각되는데요?

(답) 네, 지난 13일 캘리포니아주는 진도 7.8의 지진이 났다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벌였습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이날 훈련에서는 재난관련 기구요원들, 학교학생들 그리고 사무실 근로자, 약 5백 2십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문) 미국이라는 나라는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캘리포니아주 뿐 만 아니라 지역 별로 특징적인 자연재해들이 있다고 봐야겠죠?

(답) 네, 가령 미국 중부 지역에서는, 한반도에서 보기 힘든 강한 회오리 바람, 즉 토네이도가 자주 발생하고요, 남부지역엔 강력한 폭풍인 허리케인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를 중심으로 한 서부지역에는 산불과 지진이 대표적인 자연재해죠?

(문) 지난 주말에도 캘리포니아주 남부 지역에서는 산불이 크게 나서 큰 피해가 났는데, 지진은 산불처럼 자주 나지는 않지만 만일 일어나기만 하면 큰 피해를 피할 수 없는 그런 재해라고 볼 수 있겠죠?

(답) 그렇습니다. 알려져 있다시피 캘리포니아주는 특히 지진을 일으키는 단층대의 활동이 활발한 지역입니다. 지구는 지표면 아래에 지각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요, 이 지각은 한 덩어리로 있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이 지각은 분리돼 있어서, 단층대라는 것을 이루죠. 그런데 이런 단층대도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겹쳐 있거나 움직이고 또 때로는 부딪힙니다. 이렇게 단층대가 움직이는 와중에서 지진이 발생하는 건데요, 캘리포니아 주에는 이런 단층대가 300개 정도가 있다고 합니다. 단층대가 300개나 있다는 건 그만큼 이 지역에서 지진활동이 활발하다는 얘기겠죠?

(문) 그래서 그런지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지진은 흔한 현상이라고 하더군요?

(답) 저도 캘리포니아주에서 산적이 있습니다만, 이 지역은 창문이 약간 흔들리는 정도의 지진은 수시로 납니다. 그런 상황이라 사람들이 그 정도 지진은 그리 심각하게 여기진 않습니다. 다만 캘리포니아 주에 사는 사람들은 소위 '빅 원', 즉 대지진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삽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캘리포니아주, 특히 엘에이 지역에서 기록된 최초의 지진은 1769년에 발생한 것이었습니다. 그 후1857년 캘리포니아주 테혼 지역에서 진도 7.9의 지진이 났죠. 당시 이 지진으로 단 2명이 사망했습니다. 보통 진도 6.7 이상이면 강력한 지진이라고 하는데, 진도 7.9의 지진으로 2명이 죽었다면, 피해가 적은 셈이죠?

(문) 물론 당시만 해도 캘리포니아주 테혼 지역에 사는 사람이 적어서 그랬겠지만, 그 이후 지진은 사람이 많이 사는 대도시에서도 많이 발생했던 것 같은데요?

(답) 네, 이후 1865년에 샌프란시스코 시에서 진도 6.5의 지진이 납니다. 미국의 유명한 작가인 마크 트웨인이 이 지진을 겪고 글을 쓴 것이 남아 있기도 하죠? 그런데 그 이후 1906년 4월 18일 오전 5시 12분 경 이 샌프란시스코 시에서는 엄청난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문) 당시 기록으로 보면 진도가 8.3으로 나왔군요?

(답) 네, 과거에는 보기 힘든 엄청난 규모의 지진이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역사 기록을 살펴보니까, 지진이 측정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은 지난 1960년 칠레에서 발생한 지진입니다. 이 지진은 진도가 8.75였던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최고 기록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8.3의 진도도 엄청난 충격을 주는 지진이었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이 지진은 단 45초 동안 계속됐는데요, 이 지진으로 시청 건물을 포함해서 수 백채의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졌습니다. 이후 작은 규모의 여진이 한 시간 동안 17차례나 났다고 합니다.

(문) 그런데 지진도 지진이지만 더 무서운 건 지진이 나고 나서 발생하는 화재로 피해가 커진다는 점이겠죠?

(답) 그렇죠, 지진으로 화재가 나서 무려 3일 동안 샌프란시스코시의 500개 구역이 불타버립니다. 당시 사진을 보면 폐허가 된 샌프란시스코시, 마치 전쟁터를 연상케 합니다. 이 지진으로 모두 3천명이 사망했습니다. 현재까지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피해가 난 지진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BRIDGE

(문)지진 얘기를 조금 더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1906년 이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이후에 미국의 대도시에서 지진이 발생한 적은 없었나요?

(답) 1989년 10월 17일, 샌프란시스코시 외곽에서 진도 6.9의 지진이 다시 발생합니다. 이 지진으로 다리가 무너지고 도로들이 파괴됐죠. 3만 7천명이 다치고 6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엔 1994년 엘에이시 북쪽에 위치한 노스리지 시에서 진도 6.7의 지진이 나는데요, 이 지진으로 9천명의 부상자와 57명이 사망자가 발생했죠? 그런데 이 노스리지 지진은 엘에이 지역에 사는 한인들에게는 기억에 남는 지진이기도 합니다. 조금 빗나간 얘깁니다만 지진이 날 당시 노스리지 시에는 92년 엘에이시 폭동 때 사업기반을 잃은 한인들이, 비용이 싼 노스리지 시에 사업체를 다시 세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엘에이 폭동 때 피해를 본 한인들, 노스리지 시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었는데, 94년 지진이 찾아와 다시 사업체 잃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당시 노스리지 지진을 회상하면 눈물 짓는 한인들이 많은 그런 사연이 있는 지진입니다.

(문) 사실 미국에서 샌프란시스코 시를 빼곤, 아직까지 대도시에서 지진이 난 경우는 없었다고 보는데 만일 엘에이 시처럼 사람들이 정말 많이 사는 곳에 지진이 난다면, 그 피해는 얼마나 될까요?

(답) 이번 지진대비 훈련에 참여한 엘에이시 당국은 만일 1906년 샌프란시스코 시를 덮쳤던 수준의 지진이 현재 엘에이 시에 발생한다면 주요 고속도로가 붕괴될 것이고 건물 3십만 채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엘에이 시 중심에 있는 많은 고층빌딩들이 완전히 무너져 내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명피해로는 약 1,800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되고요, 약 5만 명이 한꺼번에 병원을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태풍 카트리나 때에도 볼 수 있었듯이 지진 후 도시 중심부에서 벌어질 약탈이나, 폭력 등 무법행위를 생각하면, 피해가 엄청날 것으로 보입니다.

(문) 그런데 전문가들이 캘리포니아 주에서 '빅 원', 즉 대지진이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하고 있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먼저 지난 1980년에 나온 연방정부 보고서는 그 당시로부터 향후 30년 안에 대지진이 날 확률이 50% 이상이라는 전망을 한 바 있습니다. 1980년으로부터 30년이니까, 마지막 해가 2010년인데, 아직 2년 남짓 남아있죠? 또 최근 미국 지질조사국은 향후 30년 안에 진도 7의 지진이 날 확률이 60%라고 합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지구과학과의 리차드 알렌 교수는 과학적인 연구와 통계상으로 볼 때 대지진은 반드시 온다고 주장했습니다. 단지 문제는 이 대지진이 언제 오느냐의 문제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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