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은 지금] 신임 미국 대통령 비서실장 램 엠마누엘


신임 미국 대통령 비서실장 램 엠마누엘

(문) 요즘 미국 대선이 끝난 후라 매일 정치얘기를 하게 되는데요,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비서실장을 포함해 중요 요직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죠?

(답) 그렇습니다. 네, 오바마 당선자는 지난 주 대선 승리 직후, 존 포데스타 미국진보센터 소장을 정권 인수위원회 위원장에 그리고 티모시 가이트너를 재무장관에 내정하는 등 요직에 대한 인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눈에 띄는 인물이 있는데요, 바로 비서실장에 내정된 램 엠마누엘 하원의원입니다.

(문) 그런데 이 비서실장이란 자리는 어떤 의미를 갖는 자린가요?

(답) 한국의 청와대도 그렇지만, 백악관도 이 비서실장이 백악관 내에 있는 각 참모부서의 업무를 감독하고 또 행정부 각 부서의 활동과 의사소통을 조율합니다. 굉장히 중요한 직책이죠?

(문)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직책에 임명된 이 램 엠마누엘이란 사람은 어떤 인물인가요?

(답) 네, 엠마누엘 하원의원은 현재 미국 민주당 하원 내 서열이 4위인 인물입니다. 저돌적인 언행과 정치적 입장으로 하원 안에서 민주당의 저격수라 불리는 터프가이죠? 엘에이 타임즈지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정적들에게 독설을 퍼붓고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또 다른 별명이 '람보'라고도 합니다. 엘에이 타임즈는 이 엠마누엘 의원과 관련해 흥미있는 기사를 실었는데요, 기금모금행사에서 엠마누엘 의원은 충분한 기부액이 걷히지 않으면 기부자들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기부자들이 낸 수표를 찢어 버리겠다고 협박까지 하는 등, 많은 화제를 몰고 다니는 그런 인물입니다.

(문) '람보' 라고 하면 미국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으로 싸움에 능한 무자비한 군인을 말하기도 하는데, 경제위기 해결을 위해서 초당파적 협력을 내세우는 오바마 당선자가 이 엠마누엘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내정한 사실, 좀 의외인데요?

(답) 그렇죠?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는데, 오바마 당선자가 여러 면에서 자신과 다른 사람을 내세워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겠다는 의지, 그리고 엠마누엘 비서실장을 내세워 정권 초기에 자신의 공약을 강력하게 밀어 붙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이기도 합니다.

(문) 하지만 외부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이 엠마누엘 의원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다면서요?

(답) 물론입니다. 기부자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정적들을 괴롭히는 것만을 아는 사람이 민주당 하원 서열 4위까지 오를 수는 없었겠죠? 이 엠마누엘 비서실장 내정자는 원래 시카고 시장의 보좌관으로 자신의 경력을 시작했고요, 이후 1993년부터 1998년까지 클린턴 대통령의 고위 보좌관을 지냈습니다. 이후 백악관을 나온 뒤 투자은행에 근무하기도 했고요, 2002년부터 일리노이주의 연방 하원의원으로 재직 중입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출신 공화당의 린제이 그래이함 상원의원은 엠마누엘 내정자는 의회에 경험이 많고 훌륭한 정치적인 기술을 지녔다고 평가하고 그의 비서실장 내정을 환영했습니다. 또 공화당의 선거전략가인 존 피허리씨는 엠마누엘 내정자는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이 너무 좌편향적인 정책을 펴는 것을 견제해서 이들을 중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그런데 현재까지 나온 오바마 당선자의 인선을 보고 클린턴 행정부의 인물들이 너무 중용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지금 소개해 드린 엠마누엘 내정자를 비롯해서 존 포데스타 정권 인수팀장 그리고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 등 주요 요직에 임명될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클린턴 전 대통령의 측근들입니다. 이를 두고, 변화를 내세운 오바마 당선자가, 이런 구시대 인물들을 다시 기용해서 되겠느냐는 그런 지적이 있습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있습니다. 지난 8년 동안 야당 생활을 했고, 또 클린턴 전대통령 부부의 영향권 아래 있던 민주당에서, 이들을 대체할만한 인물들이 부족하다는 그런 지적입니다.

캘리포니아 주민발의안 8호

(문) 다음 소식, 들어볼까요?

(답) 일전에 투표에 붙여진 주민발의안의 운명을 알려드린바 있죠? 결과가 모두 나왔는데, 그중에서 특히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의된 주민발의안 8호가 통과된 것을 놓고,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현재 논쟁이 한창입니다.

(문) 주민발의안 8호는 동성간 결혼을 금지하는 내용이죠?

(답) 그렇습니다. 이 발의안은 찬성 52.2% 그리고 반대 47.8%로 통과됐습니다. 이로써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동성결혼이 다시 금지됐습니다. 이를 두고 지난 주말 캘리포니아주 전역에서 이 발의안의 통과에 항의하는 시위가 연이어 벌어졌습니다. 캘리포니아 남부에 있는 샌디에고시에서만 1만 명이 모였다고 하네요.

(문) 동성결혼을 금지하자는 발의안이 통과된 곳은 캘리포니아주 뿐만이 아니죠?

(답) 그렇습니다. 애리조나주와 플로리다주에서도 동성 결혼을 금지하자는 내용의 주민발의안이 통과됐습니다. 그동안 애리조나주는 주헌법 상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조항을 넣자는 발의안이 거부됐던 유일한 주였는데, 이번 발의안 통과로 이젠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주로 들어갔습니다. 플로리다주에서도 주헌법 조항을 수정하기 위해선 60%의 지지가 필요했었는데, 무려 62.1%의 지지가 나와, 동성결혼이 금지됐습니다. 동성결혼 옹호론자들은 이 3개 주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한 셈이죠.

(문) 캘리포니아주의 주민발의안 8호, 선거 전 여론조사로는 49% 대 42% 차로 거부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통과가 됐군요?

(답) 그렇습니다. 동성결혼 옹호론자들은 캘리포니아주가 미국에서 갖는 상징성 때문에, 이곳에서 주민발의안 8호가 통과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들은 언론홍보에 쓸 돈도 4천 360만 달러나 모으고 조직적인 홍보 활동을 벌이는 등 혼신의 힘을 다했는데, 결국은 패했습니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앞서면서 기세를 올렸지만, 변덕스런 유권자의 표심에 무릎을 꿇은거죠.

(문) 캘리포니아주 주민들, 동성결혼 금지에 찬성표를 던진 이유, 어떻게 분석되고 있나요?

(답) 여러 가지 분석이 있는데, 먼저 새크라멘토 시에 있는 한 동성결혼 반대단체는 시청에서 동성동거인과 결혼식을 올리는 학교 선생님의 모습을 아이들에게 견학시키기도 하는 등 동성결혼 반대론자들이 유권자들에게 효과적인 홍보활동을 벌인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분석으로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측이 흑인들의 투표참여를 독려했는데, 흑인들은 대부분이 동성결혼에 반대한다고 합니다. 이런 것들이 요인이 돼 동성결혼 금지안이 통과될 수 있었다는 하는 그런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에는 오랫동안 논쟁이 되고 있는 현안들이 많습니다. 낙태나, 안락사 그리고 총기소유 문제 등 수많은 쟁점들이 있는데, 요즘은 이 동성결혼 문제가 가장 뜨거운 현안이 되고 있는 것 같군요? 현재 미국에서는 이 현안을 두고 법원 판결에서부터 주민발의안에 이르기까지 계속 엇갈리는 결론들이 나오는데요, 앞으로 미국 사회가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해지는 소식이군요.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