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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문제 많은 미국의 해외 부재자 투표


문제 많은 미국의 해외 부재자 투표

(문) 이제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새 대통령이 선출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부재자 투표가 많았다고 하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먼저 이 부재자 투표라고 하면, 해외에 있거나 아니면 지정된 투표일에 투표를 못하는 사람들이 우편을 이용해 미리 투표를 하는 것을 의미하죠. 이 부재자 투표의 비율이 지난 2000년 대선에서는 14%였고, 2004년엔 20% 가량 됐는데, 지난 4일에 치러진 선거에서는 이 부재자 투표의 비율이 약 30%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문) 그런데, 이렇게 점점 부재자 투표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 비례해서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최근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부재자 투표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사례는 미국 시민권자로 홍콩에 살고 있는 앤 빈롯 씨의 경우인데요, 빈롯 씨는 9월 초에 부재자 투표 신청서를 작성해서 자신의 원 거주지인 뉴욕시 맨하튼의 선거관리위원회에 보냈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10월 중순까지 부재자 투표 용지가 도착하지 않으면서 대선투표에 참여하기 위한 빈롯 씨의 고난의 여정이 시작된거죠.

(문) 그렇다면 빈롯씨의 부재자 투표 용지에 무슨 일이 생긴거죠?

(답) 빈롯 씨가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통화에 성공한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빈롯씨의 부재자 투표 신청서가 도착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팩스로 다시 보내줄 것을 요청했답니다. 이에 빈롯씨는 신청서를 팩스로 재송부하고 2주를 기다렸지만, 다시 묵묵부답이었죠. 이에 선관위에 다시 문의를 하니까, 빈롯씨가 팩스를 보낼 당시 신청서가 너무 많이 들어와서, 팩스 기계가 망가져 버렸다는 황당한 대답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이 때문에 빈롯씨는 제 시간에 부재자 투표용지를 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임시부재자 투표용지로 투표에 임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이 임시 용지는 주 단위의 후보자나 정책에 대한 투표권은 행사하지 못하는 제한된 선거 용지였다고 합니다.

(문) 매번 하는 얘기지만, 미국에서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믿기지 않는데 말이죠?

(답) 지난 2004년 대선 때는 해외 거주 미국인 중 약 6백 만명이 이 부재자 투표용지를 못 받았거나, 늦게 받았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빈롯씨의 원 주거지인 맨하튼 선거관리위원회는 예산부족으로 인력이 모자라 부재자 투표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지방정부 차원의 문제뿐 만이 아니라 미국은 각 주마다 부재자 투표 방식이 모두 다릅니다. 신청양식도 다르고 신청할 때 요구하는 것들도 모두 다르죠. 가령 위스콘신 주나, 노스 캐롤라이나 주 그리고 버지니아 주 같은 경우, 해외 거주 미국인들이 부재자 투표를 신청할 때 그 지역에 사는 다른 미국 시민권자의 서명을 필요로 합니다. 만일 어떤 미국인이 외국의 시골에 산다면, 이런 곳에 서명을 해줄 미국시민이 있을 리가 없죠. 어찌보면 좀 황당한 규정인데요, 하여튼 이렇게 현실에 맞지 않는 이런 저런 규정들 때문에 미국 시민이 외국에서 투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하네요. 또 일전에도 한번 소개해 드렸듯이 미국에는 전자유권자등록이나 전자투표가 완전히 보급되지 못하고, 우편 신청에 의한 수 작업이 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중간에 누가 실수를 하면 투표를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게 생기는거죠.

(문) 그렇다면 이렇게 문제가 많은 부재자 투표 방식, 어떻게 개선돼야 할까요?

(답) 네, 먼저 시민단체들은 스웨덴이나 스페인 그리고 아일랜드 같이 해외 거주 미국인들이 투표일에 자신이 사는 나라에 있는 자국 영사관이나 대사관을 방문해 투표하는 방식을 도입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정부신뢰성위원회는 지난 2006년 보고서를 통해 부재자 투표 개선안으로 세가지 권고사항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첫번째는 각주별로 다른 부재자 투표 방법을 통일하고요, 두번째는 전자유권자등록과 전자투표를 확대 도입하고, 마지막으론 해외에 사는 모든 미국인들에게 부재자 투표용지를 보내도록 노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마지막 항목이 눈에 들어오죠? 그렇다면 미국 정부가 이제까진 모든 해외 거주자들에게 투표 용지를 보내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싶기도 해서 말이죠.

(문)그렇군요. 아무튼 이번 11월 4일 미국 대선은 역대 어느 때보다도 부재자 투표가 많았던 선거였습니다. 개선 방안들이 잘 반영되어서 4년 후에 있을 다음 대선에서는 해외에 사는 미국 사람들이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선정적 프로그램이 청소년 임신율에 미치는 영향

(문) 김정우 기자, 다음 소식, 들어 볼까요?

(답) 네, 텔레비젼에서 성적인 대화나 성행위가 많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본 청소년들의 임신율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보다 훨씬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화젭니다.

(문) 아무래도 텔레비젼에서 선정적인 장면에 노출되는 아이들이 이런 경향을 보이는게 상식이겠죠?

(답) 네, 이런 연구결과는 최근 소아의학저널이란 학술잡지에 발표됐습니다. 연구자들은 먼저 지난 2001년 당시 12살에서 17살 사이의 청소년 2,003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텔레비젼 시청형태에 대한 전화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후 두 번에 걸쳐 이들의 임신여부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고 하네요. 조사결과, 이중 여자 아이 58명이 임신을 했고요, 남자는 33명이 여자를 임신시켰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성적인 말과 성행위가 많이 나오는 미국의 연속극이죠, '섹스 앤드 시티'나,'70년대 쇼' 그리고 '친구들' 같은 드라마를 주기적으로 봤던 아이들의 임신율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두 배나 더 높았다고 합니다.

(문) 그렇지만, 선정적인 연속극을 보는 것이 청소년 임신율을 높이는 유일한 원인은 아니라고 생각되는데요?

(답) 그렇겠죠. 럿거스 대학의 청소년 성연구센터의 엘리자베스 슈뢰더 연구원은 텔레비젼이 청소년들의 임신율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많은 원인들이 있기 때문에 텔레비젼 시청 여부만으로 모든 걸 설명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언론과 가족문제 연구소의 데이비드 월시 회장은 미국 청소년의 약 19%만이 성문제를 믿을만한 어른과 상의하고, 또 많은 학교들이 성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선정적인 프로그램에 노출된 청소년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지는 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이 보고서는 방송국들이 프로그램을 만들 때 선정적인 프로그램이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부모들은 자녀들이 성적인 내용을 담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을 막을 것을 권고했습니다.

(문) 그런데 현재 미국 청소년들의 임신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는 상태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 1991년 이후 미국 청소년의 임신율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최신 자료에 따르면, 매년 미국에서는 15살에서 19살 사이 소녀들의 약 20%에 해당하는 백만 명이 임신을 한다고 합니다. 이 숫자는 과거에 비해서는 줄어든 수치라고는 합니다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치라고 합니다. 이런 임신은 대부분은 원치 않은 임신인 경우가 많고요, 이렇게 임신을 한 소녀들은 학교를 떠나고, 공공지원을 필요로 하거나, 가난하게 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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