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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다가오는 신용카드 대란


다가오는 신용카드 대란

(문) 김정우 기자, 서브프라임모기지, 즉 비우량주택담보대출의 부실화로 시작된 미국의 경제위기에 또 하나의 복병이 나타났다고 하더군요?

(답) 네, 바로 크레딧 카드죠, 신용카드 문제가 최근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문) 신용카드가 문제로 떠오른다고 하는 건 신용카드를 사용한 사람들이 사용대금을 갚지 못한다는 뜻인가요?

(답) 그렇습니다. 경기침체로 직장을 잃거나, 소득이 줄어든 사람들이 신용카드 빚을 갚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내에는 신용카드 빚이 모두 9천 500억 달러에 달합니다. 미국민 일인당 약 8천 568불의 신용카드 빚을 지고있는 셈이죠. 그런데 신용카드 업계에 따르면 이중에 410억 달러 정도는 회수가 불가능한 악성 채무라고 하는데요,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2009년까지 이 액수가 960억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신용카드 채권의 손실율이 가장 높았던 해는 정보통신업계의 거품이 꺼질 때인 지난 2001년으로 이때 손실율은 7.9%였는데, 만일 악성 채무액이 960억 달러까지 늘어난다면, 2001년에 기록했던 최고 수치를 넘어서는 것이죠.

(문) 상황이 이렇다면 신용카드 사용자뿐 만이 아니라, 신용카드 회사들도 손실이 커지겠네요?

(답) 네, 업계 관계자들은 신용카드 업계가 올해 상반기까지 210억 달러의 손실을 봤는데요, 이 손실액은 올 하반기와 내년 말까지 550억 달러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손실 증가는 카드회사들의 실적과 주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같은 경우 손실액 증가로 3분기 실적이 30%나 줄어들었고요, 주가는 올해 들어 55%나 떨어졌습니다. 시티그룹의 게리 크리텐덴 최고 재무책임자는 만일 현재와 같은 실업사태가 계속될 경우, 신용카드 회사의 손실액은 앞으로도 최고 기록을 갱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신용카드 회사들, 이런 위기에 시급히 대처해야할텐데 어떤 조치들을 취하고 있습니까?

(답) 먼저 카드회사들은 신규 카드 발급을 줄이고 있습니다. 경제가 앞으로 더 어려워지면 되찾기가 불가능한 악성 채무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에서죠. 보통 미국에서는 우편을 통해서 신용카드 가입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신용카드 회사들이 이처럼 신규 카드발급을 자제한 결과 카드발급을 권유하는 우편물의 발송 건수가 8억 4천 만 건으로, 지난 2004년 이래 최저 수치로 떨어졌습니다. 또 인터넷 상의 카드발급 신청도 지난 5분기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하는군요.

(문) 카드회사들은 카드를 새로 발급해주는 것을 줄이는 것 외에도 기존 가입자들에게도 많은 제약을 가하지 않겠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기존 가입자들이 신용카드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한도를 줄이는 조치가 있겠고요, 연체료나 신용구매에 대한 이자율 그리고 각종 수수료를 올리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같은 경우, 신용구매에 대한 이자율을 15%에서 18%로 올렸고요, 역시 큰 신용카드 회사죠, 캐피탈 원은 고객들이 사용하지 않는 카드 계좌를 대폭 정리하고 고객들의 신용한도도 4.5%나 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요, 몇몇 카드 회사들은 집값이 많이 떨어진 곳에 살거나 현재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신용한도를 줄이는 조치를 취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너무 매정한 것 같죠?

(문) 그렇군요. 그런데 이런 신용카드 회사들의 조치는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생활을 더 어렵게 만들 것 같은데요?

(답) 네, 미국에서 살기위해서는 크레딧 점수라고 해서, 이 신용 점수가 상당히 중요한데, 카드 회사들이 신용카드의 한도액을 줄이면, 신용점수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이 신용점수가 줄면 대출 받기가 힘들고, 대출을 받아도 대출이자율이 올라가게 됩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 사는 브렛 배리씨는 과거에는 신용카드 가입을 권유하는 편지를 일주일에 두 통 정도 받았는데, 올해엔 한 통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회사에서 한 해 동안 모두 네 차례나 자신의 신용한도를 낮췄다고 하는군요. 이래저래, 소비자들이 재정적으로 계획을 세우기가 힘들어지고 있다는 얘깁니다.

(문) 자, 대형 투자은행에서 발생한 위기가 이제 신용카드 같은 실물경제로 전이되고 있는데요. 상황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금융 위기가 하루빨리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뿐이네요.

구독부수 줄어드는 미국 신문들

(문) 김정우 기자,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볼까요?

(답) 네, 미국 일간신문의 발행 부수가 줄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미국의 신문발행부수공사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507개 일간지의 발행부수가 3천816만 부로 지난 해 같은 기간동안의 발행부수 4천 2만부에 비해 4.64%나 떨어졌다고 합니다. 또 이런 수치는 지난 해 같은 기간의 감소율, 2%를 크게 앞지른 수칩니다.

(문) 이렇게 미국 신문들의 발행부수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 역시 어려운 경제 때문인가요?

(답) 맞습니다. 예전에는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종이로 된 신문의 발행부수가 줄어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경기침체가 신문을 보는 사람들의 수를 줄이는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때문에 현재 미국의 신문들은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죠. 그리고 미래의 경영환경도 그리 좋을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습니다.

(문) 이런 어려움은 미국의 대표적인 뉴욕 타임즈 신문이나 워싱턴 포스트 신문 같은 경우도 예외는 아니겠죠?

(답) 그렇습니다. 뉴욕 타임즈지 같은 경우는 발행부수가 3.58% 떨어졌고요, 워싱턴 포스트지는 1.94% 그리고 미국 서부의 대표적인 신문이죠, 엘에이 타임즈지는 발행부수가 5.2%나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발행부수가 늘어난 신문도 있습니다. 미국의 10대 일간지 중 유에스에이 투데이지와 월스트리트 저널지 같은 경우는 발행 부수가 각각 0.01% 늘었습니다. 하지만0.01%라면 그리 많이 늘어난 수치는 아니죠?

(문) 발행부수와 구독자가 줄어드는 신문들, 여러가지 대책을 강구하고 있겠죠?

(답) 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역시 인원을 줄이는 방법일겁니다. 미국 서부의 대표적인 신문인 엘에이 타임즈지는 경영난 때문에 뉴스부서의 인력을 10% 줄인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조금 극단적인 방법으로는 발행방법을 일간지에서 주간지로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령 일간지였던 크리스챤 사이언스 모니터지는 이제부터는 뉴스는 주로 인터넷에 게재하고 종이신문 발행은 주간 단위로 바꾸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신문은4년 전만 해도 구독자가 2십2만 3000명에 달했던 신문인데, 현재는 구독자가 5만 5000명으로 줄었다고 하는군요. 상황이 상황인지라 이런 혁명적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겠죠? 또 경비절감을 위해서는 통신사로부터 제공받는 기사를 신문사끼리 공유하는 방법도 있는데요, 미국 북동부에 있는 신문들이 AP통신사와 계약을 맺어 기사와 사진을 함께 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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