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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김정일 병상통치에도 정책 변화는 없을 것'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두 달 넘게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뇌졸중 수술 이후 회복이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유력해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아소 다로 총리는 어제, 김 위원장이 병원에 입원해 있고,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로써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상당 정도 확인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병세가 북한 정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의 병세가 북한의 정책보다는 김 위원장의 통치방식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말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말을 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정보를 감안할 때 지금까지의 정책을 고수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예전과 같지 않더라도 북한의 정책이 바뀔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건강 문제가 김 위원장의 통치방식을 바꿀 가능성은 커 보입니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현지 지도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한 해에 1백 회 정도 군 부대와 공장, 기업소를 방문해 현지 지도를 했습니다. 평균 사흘에 한번 정도 현장을 방문한 것입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공개 활동을 할 수 없다면 현지 지도도 하기 힘들어 질 공산이 큽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병상에서 측근을 통해 지시를 내리는 이른바 `병상통치'에 대해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통일연구회의 이항구 회장은 김 위원장이 병상에 누워 있더라도 당분간 당 조직을 통해 별 문제 없이 북한을 통치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워싱턴에 소재한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병상통치가 장기화 할 경우 북한의 권력구도에 미묘한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존 박 연구원은 김정일 위원장이 당분간은 몇몇 측근들의 말을 듣고 정책을 결정하겠지만, 병상통치가 장기화 할 경우 평양에 집단지도체제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중을 겪은 것은 이제 기정사실이 됐다며, 문제의 핵심은 그가 어떤 상태에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9.9절 행사에 불참해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그런 분위기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연구회의 이항구 회장은 김 위원장이 뇌졸중 후유증으로 반신불수나 안면 신경이 마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정부의 정보, 그리고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를 종합해 볼 때 현재 김정일 위원장은 병상통치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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