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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전 의장  청문회 등장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전 의장 앨런 그린스펀 청문회 등장

(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영어로는 FRB라고도 하는데요, 이 FRB의 앨런 그린스펀 전의장이 드디어 의회청문회에 나왔죠?

(답) 네, 한때 '미스터 오라클', 즉 미국 경제의 '신의 사제'라고도 불렸던 그린스펀 전의장이 지난 주에 하원 정부개혁위원회 청문회에 나와 증언했습니다. 그린스펀 전의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파생금융상품을 규제하지 않았던 이유, 또 결과적으로 주택시장의 거품을 키운 것으로 판명된 이자율 문제 그리고 향후 경기전망 등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문) 이제까지 그린스펀 전의장이 등장한 청문회장은 분위기가 주로, 그린스펀 전의장을 칭송하는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사뭇 달랐던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그린스펀 전의장, 이번 청문회에서는 금융위기를 둘러싼 자신의 책임과 잘못을 추궁하는 의원들의 가시돋친 질문공세를 받아야 했습니다. 먼저 그린스펀 전의장, 이번 금융위기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문) 그린스펀 전의장, 이번 금융위기는 백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신용 쓰나미, 즉 거대한 해일이라고 표현하고 있군요?

(답) 네, 그린스펀 전의장, 이번 위기는 쓰나미 같은 자연재해 같이 자신이 예상하기가 어려운 사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한편 의원들은 그린스펀 전의장에게 자신의 경제이론에 문제가 있었던 것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그린스펀 전의장은 자신의 신념에 허점이 있다고 말하고 지난 40년 동안 경제이론이 잘 들어맞았는데, 이번 사태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문) 그런데 이번 청문회의 핵심은 그린스펀 전의장이 이번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파생금융상품을 왜 규제하지 않았냐는 점인데요,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떤 얘기가 나왔나요?

(답) 네, 그린스펀 전의장, 먼저 금융기관들이 자신이 기대했던 것 만큼 주주와 투자자들을 보호하지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파생금융상품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걸 사고 파는 금융기관이 잘못했다는 말이죠. 그는 또 자신을 포함한 규제기관이 미래를 예측하거나 완벽한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말하면서,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규제기관이 전지전능한 존재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잘못이 없다고 강변하던 예전의 모습에서는 그래도 한 발 물러선 모습이죠? 그런데 이번 청문회를 주최한 하원 정부개혁위원회의 위원장이 그린스펀 전의장에게,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그에 대한 그린스펀 전의장의 대답이 재밌는데요, 부분적으로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답) 이 대답이 이번 청문회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인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청문회는 그린스펀 전의장이 자신의 경제이론에 허점이 있었고, 파생금융상품 규제를 제대로 못했다는 점에 대해 '부분적'으로 잘못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 성과라고 하겠습니다.

식품회사가 숨기고 있는 10가지 사실들

(문) 김정우 기자,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볼까요?

(답) 네, 미국의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는 최근 '식품회사가 일반인들에게 알리지 않는 10가지 사실'이란 기사를 실어 화젭니다. 시간 관계 상 모두 소개해 들릴 수는 없고요, 눈에 띄는 몇가지만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문) 기사를 보니까, 몸에 좋지 않은 음식, 미국에서는 정크 푸드이라고 하는데 이 같은 음식을 파는 업체들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광고에 엄청난 돈을 쓰고 있더군요?

(답) 네, 미 연방거래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정크 푸드 업체들이 매년 어린이를 상대로 한 광고에 16억 달러, 한화론 2조 2천억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외에도 음식을 사면 아이들에게 인기 만화에 나오는 인형을 주거나, 공짜 경품을 주기도 하죠.

(문) 식폼회사, 특히 정크푸드 업체들이 영양학 관련 단체에 거액을 기부한다는 항목도 보이는군요?

(답) 그렇습니다. 가령 미국영양사협회는 탄산음료 제조업체인 코카 콜라 같은 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영양사협회는, 자신들의 견해에 부합되지 않는 회사나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지는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협회는 오히려 이렇게 식품회사들과 접촉하면 그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하는군요.

(문) 건강식품이라고 선전되는 것들도 일반 제품과 별 차이가 없다는 항목이 있네요?

(답) 지난 2006년에 미국의 탄산음료 제조업체들은, 이 탄산음료가 아이들의 비만을 일으킨다는 비난에 굴복해서 학교의 자동판매기에서 탄산음료를 모두 수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이들은 맹렬한 로비를 벌여서 탄산음료 대신에 몸에 좋은 이온음료나 비타민 생수를 학교 자판기에서 팔 수 있었죠. 그런데 이런 건강음료들도 실은 설탕과 열량이 함유된 일반 상품들과 별 다른건 없다고 합니다. 다음으론 식품회사들이 미국 정부가 영양권고 기준표를 만들 때, 이를 방해하거나, 이런 영양권고 기준표가 만들어져도, 그 내용을 모호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가령 지난 1977년 미국 보건당국은 건강을 위해 고기 소비를 줄일 것을 권장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려고 했는데요, 이것이 미국의 축산업계와 식품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쳤답니다. 그래서 보고서의 결론이 이렇게 바꿔졌다고 하는군요. '포화지방을 줄일 수 있는 고기와 닭 그리고 생선을 먹자'라고요. 원래는 고기를 덜 먹자는 얘기였는데, 얼핏 들으면 고기를 더 먹으라는 얘기 같이 들리죠?

(문) 그렇네요. 이들 회사들은 또 비만방지운동에 반대하는 단체들도 지원한다면서요?

(답) 네, 미국에는 비만방지운동을 반대하는 단체로 소비자자유센터라는 곳이 있습니다. 재밌죠? 비만방지 운동을 반대하는 단체라니. 이 단체는 학교에서 정크푸드를 몰아내려는 운동에 반대해 의회에 맹렬한 로비를 하기도 한다는데요, 이 단체는 코카 콜라나 카킬, 타이슨 같은 대형 식품회사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는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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