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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간단체 북한 병원 신축 사업 속속 결실


한국의 대북 지원 단체들이 북한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지원해 지난 2, 3 년 간 건설 중이던 병원들이 최근 잇따라 준공됐습니다.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남북 당국 간 관계가 양측의 의료협력 사업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있는 분위기인데요.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대북 지원 단체인 어린이어깨동무가 지원하는 평양의학대학 병원 내 '어깨동무 소아병동'이 완공돼 오는 24일 준공식을 갖습니다.

착공된 지 2년4개월 만에 완공된 어깨동무 소아병동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2백20개의 입원실과 진료실, 놀이방, 도서관 등을 갖췄습니다.

새로 지어진 병동은 소아질병이나 난치병을 치료하거나, 북한 의료진들을 교육하는 데 이용됩니다.

병동을 짓는데 사용된 비용은 남북협력기금과 후원금 등 약 50억 원이며, 서울대병원이 의료장비와 의료기술 전수를 도왔습니다.

어린이어깨동무의 김윤선 과장은 "평양의대 병원은 북한에서 유일하게 소아과가 있는 종합병원이지만 시설이 낡은데다 위생환경이 열악하다"며 "병원이 만들어질 경우 북한 아이들이 좋은 시설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어린이어깨동무 측은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1백20명의 방북단을 구성해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23일 북한을 방문합니다.

인천시와 우리겨레 하나되기 인천운동본부 등이 지원한 평양시 제1인민병원 부설 치과병동도 지난 7일 준공됐습니다.

이 치과병동은 우리겨레 인천운동본부와 북측 민족화해협의회가 지난 해 체결한 합의서를 바탕으로 추진됐습니다.

치과병동은 14개 치료실과 수술실, 입원실, 치의학 전문도서관 등으로 구성됩니다.

인천시는 이 곳에서 연간 3만 명의 환자가 치과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인천시 국제협력관실 남북교류팀 관계자는 "지난 6일 준공식 참석차 방북 당시 북측 관계자에게 의료 분야 협력 외에도 문화와 체육 분야 등으로 교류를 넓혀 가길 제안했다"며 "북측 역시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건 문화 체육 분야에서 상호교류와 협력을 이뤄나가자고 북측에 제안했고 북측도 긍정적으로 답변이 왔습니다. 한국 정부 자체도 인도적 사업이나 교류협력사업의 경우 별다른 제재 없이 하라고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남북관계가 큰 틀에선 경색이 됐지만 내부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데는 별다른 어려운 점은 없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지원하고 있는 평양 정성의학종합센터의 품질관리실도 지난 달 21일 준공식을 가졌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이예정 부장은 "북한에서 사용하는 약품들 상당수가 중국에서 들여온 값싼 제품을 사용해 의약품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며 "품질관리실을 만들어 약품을 정확히 검사한다면 의약품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밖에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지난 해 7월부터 추진해 온 조선적십자병원의 이비인후과 수술실도 같은 날 준공됐습니다.

이예정 부장은 "단순한 약품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병원이나 수술실을 지원하는 등 북한의 의료 환경을 전반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갈 방침"이라며 "앞으로 남북한 의료진간의 의료협력 사업도 북측과 논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평화나눔센터 이종무 소장은 "현재 남북간에 이뤄지는 교류사업은 정치적인 상황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지만 당국간 관계가 더 나빠질 경우 후원 감소 등 대북 지원단체들의 활동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남북관계가 경색되다 보니깐 후원자들이 위축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시민단체의 대북 지원 활동의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현재 남북관계 경색이 장기화되는 부분은 바람직하지 않고 남이든 북이든 명분을 서로에게 주면서 당국간 대화들을 재개하는 수순을 밞아야 한다고 봅니다. "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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