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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 핵 진전으로 대북 사업 재조정 검토


한국 정부는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벗어나는 등 미-북 간 핵 협상이 진전을 보임에 따라 대북 사업을 전면적으로 재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여기에는 북한에 대한 식량과 철강재 지원 등이 포함돼 있는데요, 일부에서는 그동안 경색됐던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한국 정부가 북한과 관련된 사업을 재조정하려 한다구요?

네, 그렇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오늘 브리핑을 통해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관련해 "남북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한다"며 대북 사업의 재조정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는 방향에서 재조정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제가 지난 번에 브리핑에서 말씀드린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드리는 바입니다."

(질문 2) 대북 사업 재조정 검토 대상에 식량 지원이나 철강재 지원 문제도 포함됩니까?

네, 그렇습니다. 통일부는 오늘 식량 지원이나 철강재 지원 건도 이번 대북 사업 재조정 검토대상에 포함된다고 말했습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참고로 장관님께서는 지난 번 국감 답변 시에 연말까지는 식량 지원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 물량에 대해서 검토를 하시겠다, 연말까지 시한을 설정해서 말씀을 하신 바가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드립니다.

이와 관련해 이르면 이달 말6자회담 차원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에 제공키로 했던 철강재 3천t을 배송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초 한국 정부는6자회담 합의에 따라 제공해온 에너지 관련 설비·자재 중 일부인 자동 용접강관 3천t을 9월이나 10월 중 보낼 예정이었습니다.

(질문 3) 한국 정치권은 최근의 북 핵 협상 진전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네, 반응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한국 청와대는 북한의 테리지원국 명단 삭제가 북 핵 폐기를 위한 진전된 조치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여당인 한나라당도 일단 대북 무역제재가 풀려 북한이 문호를 개방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탐탁지 않게 보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잘된 일이지만 이제는 정부·여당도 긍정적인 자세로 대북정책 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반면 자유선진당은 "북한이 신고하지 않은 시설에 대해서는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테러지원국 해제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질문 4)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관련해 현대아산 등 대북 사업을 하고 있는 업체들의 분위기가 어떤지 궁금합니다.

네, 대북 사업 업체들은 "북한의 실질적인 태도 변화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대북 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는데요.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4백억 여원의 영업손실을 입는 등 직격탄을 맞은 현대아산의 경우 더욱 그러한 실정입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문창섭 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장은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로 투자환경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공장 신축 등 주춤하던 투자가 활발히 움직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북한이 '통미봉남'의 자세를 견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일부 한국 측 민간단체가 대북 선전물을 뿌리고 있어 북한 측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는 점이 혹시나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합니다.

(질문 5) 오늘자 북한 노동신문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10·4 남북 정상선언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한 것을 맹비난하고 나섰다지요?

네, 그렇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오늘 "북남관계를 더욱 더 헤어나기 어려운 파국으로 몰아가는 분별없는 망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노동신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을 '패거리'고 지칭하면서 "'10·4 선언'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한 합의 사항'일 뿐이라느니 하고 그 역사적 의의를 깎아내리는 망발을 늘어놓았다"며 "심지어 무엄하게도 '고발할 사안'이라는 악담까지 줴쳐댔다(떠들어댔다)"고 상기시켰습니다.

북한이10·4 선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서명한 '치적'에 대한 훼손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김규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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